SF맷 캐인-KIA 윤석민, ‘닮은꼴 불운’

  • 입력 2007년 5월 3일 09시 45분


코멘트
야탑고 시절부터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던 윤석민의 3년전 황금사자기 출전 당시 모습[사진 : 동아닷컴]
야탑고 시절부터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던 윤석민의 3년전 황금사자기 출전 당시 모습[사진 : 동아닷컴]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선발투수 맷 캐인과 한국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선발투수 윤석민이 계속된 불운에 눈물을 삼키고 있다.

두 투수는 선발 등판 때마다 호투를 선보이고도 팀 타선의 침묵과 불펜 투수들의 난조로 승수를 쌓지 못하고 있다.

현재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투구내용을 자랑하고 있는 캐인은 5경기에 선발 등판해 1.54의 특급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이다. 메이저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하는 성적.

5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으며, 최근 4경기에서는 29이닝을 투구하면서 단 3점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29이닝 동안 얻어 맞은 안타도 7개에 불과할 정도로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승리는 계속해서 캐인을 외면하고 있다. 첫번째 불운이 승리를 가로막은 것은 4월 10일(한국시간) 열렸던 샌디에고 파드레스전. 이 경기에서 캐인은 7닝을 1안타 1실점으로 막아내며 호투했지만, 자이언츠 타선은 9회까지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1안타 경기를 펼치고도 패전투수가 된 것.

캐인은 18일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도 7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봉쇄하며 역투했지만,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3-0으로 앞선 8회 마운드를 내려온 캐인은 불펜투수들이 8회말 수비에서 대거 5실점, 다 잡았던 승리를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2경기 연속 아쉽게 승리를 날려 버린 캐인은 시즌 4번째 선발 등판에서 힘겹게 첫 승을 신고했다. 캐인은 9회말 마지막 이닝까지 자신이 마운드를 지키며 3안타 1실점 완투승을 기록했다.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자이언츠 타선은 이날 경기에서도 4안타를 때려내는데 그쳤다.

캐인의 불운은 다음 등판에서 다시 반복됐다. 29일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 선발 출격한 캐인은 6이닝 동안 1안타 1실점으로 호투, 팀이 4-1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불펜진이 7회말 수비에서 역전 홈런을 얻어 맞아 다시 한 번 노 디시젼 경기로 선발 등판을 마감해야 했다. .

KIA 타이거즈의 윤석민도 승리와 인연이 없기는 마찬가지. 지난 시즌까지 불펜 투수로 활약하다 선발 로테이션으로 자리를 옮긴 윤석민은 어린 나이답지 않은 노련한 피칭과 다양한 변화구로 타자들을 유린하고 있다. 하지만 윤석민은 6번의 선발 등판에서 1승밖에 얻지 못했다.

반면 패전투수가 된 경기는 4. 1.96이라는 뛰어난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승리 대신 패수만 늘어가고 있는 윤석민이다.

가장 아쉬움이 남았던 경기는 4월 17일 문학에서 열렸던 SK 와이번스전. 이 경기에서 윤석민은 7회까지 1안타밖에 허용하지 않았지만, 수비 에러가 겹치며 실점(비자책)을 허용했다. 소속팀 KIA가 무득점에 그치면서 이 점수는 결승점이 됐고, 윤석민은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고도 패전투수가 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3경기 연속 패전투수가 됐던 윤석민은 다음 등판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캐인의 첫 승처럼 자신이 직접 경기를 마무리한 것. 윤석민은 9회까지 역투하며 프로데뷔 첫 완봉승의 감격을 누렸다. 3안타 무실점.

하지만 윤석민의 행운은 오래가지 못했다. 윤석민은 다음 2경기에서 1선발다운 투구내용을 보여줬지만, 팀 타선이 또다시 침묵해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두 투수는 여러 면에서 닮은 점을 갖고 있다. 팀을 이끌어갈 차세대 에이스이면서 우완 파워피처라는 점, 그리고 2007년이 프로데뷔 3번째 시즌이라는 것도 같다.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서 단 1승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과 그 1승을 자신이 직접 완투해 승리를 챙겼다는 점도 닮았다.

뛰어난 호투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승수를 쌓지 못하고 있는 캐인과 윤석민, 두 투수가 불운의 늪에서 벗어나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지 다음 선발 등판이 기다려진다.

[사진=야탑고 시절 황금사자기 대회에 출전한 윤석민의 모습, 동아닷컴]

임동훈 스포츠동아 기자 arod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