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20여분 정치인 소개에 “축구대회 안해”

  • 입력 2007년 5월 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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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장기 축구대회에서 주최 측이 축구동호인들은 무시한 채 ‘정치인 모시기’에만 신경을 쓰는 바람에 대회가 취소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지난달 29일 오전 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교대 운동장에서는 ‘연제구청장기 축구대회’ 개회식이 열렸다. 연제구생활체육협의회 축구연합회 소속 11개 동호회 회원 및 관계자 400여 명이 참가했고 지역구 국회의원을 비롯해 부산시의원 2명, 연제구의원 7명과 생활체육협의회 이사 등 30여 명의 내빈도 참석했다.

그러나 20여 분간 내빈 소개가 이어지면서 운동장에 줄을 서 있던 축구 동호인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행사의 주인공인 축구연합회 회장에 대한 소개는 끝내 없었다.

결국 축구연합회 회장은 자리를 떴고 축구연합회 회원들도 한마디씩 불만을 내뱉으며 대회 참가를 포기하고 모두가 운동장을 떠났다.

축구연합회 관계자는 “긴 시간 높은 분을 소개하는 데 화가 폭발했다”며 “순수 체육행사가 변질되는 것 같아 행사 자체를 취소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생활체육협의회 관계자는 “축구연합회장은 내빈 소개 이후 환영사를 하기로 돼 있어 내빈 소개에서 뺐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날 대회는 연제구에서 500여만 원을 지원해 결국 아까운 예산만 낭비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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