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배팅하니 더 잘 맞네요”… 초반 불방망이 김동주-이대호

  • 입력 2007년 5월 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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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두산 김동주(왼쪽)와 롯데 이대호. 각 팀에서 4번을 맡고 있는 둘은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를 위해 방망이를 휘두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훈구 기자
지난달 29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두산 김동주(왼쪽)와 롯데 이대호. 각 팀에서 4번을 맡고 있는 둘은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를 위해 방망이를 휘두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훈구 기자
김동주(31·두산)와 이대호(25·롯데)는 우람하다. 이대호는 194cm에 120kg, 김동주는 180cm에 95kg. 이들은 ‘아름다운 거포’다. 팀 내 4번 타자로서 개인기록보다 팀워크를 우선시하는 마음가짐이 그렇다.

○김동주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 되겠다”

김동주의 왼쪽 손바닥에는 시커먼 굳은살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별거 아니에요. 선수 대부분이 이런 굳은살을 달고 살죠.”

하지만 김동주는 연습에 가장 열심히 매달린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타격 연습을 하면서 생긴 ‘훈장’인 셈이다.

그래서일까. 김동주의 올 시즌 초반 성적은 화려하다. 17타점(3위), 장타율 0.571(4위), 타율 0.343(8위)으로 타격 부문 상위권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1998년 OB(현 두산)에 입단한 그는 올해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어깨를 다쳐 지난 시즌 타율 0.250, 4홈런에 그쳤다.

김동주는 “개인 기록보다 지난해 부상으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게 아쉽다. 올해는 내 몫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경문 두산 감독도 “동주가 제 역할을 해 주면서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특히 팀의 고참으로 후배를 이끌어 가는 모습이 듬직하다”고 말했다.

○이대호 “나의 모든 것을 야구에 걸겠다”

이대호는 즐겨 하던 휴대전화 오락게임을 끊었다. 최근에는 부산 수영구 수영동에서 사직구장 근처의 동래구 사직동으로 이사했다. “오직 야구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게 그의 얘기.

2001년 롯데에 입단한 이대호는 지난해 타자 최고 명예인 ‘트리플 크라운’(타율, 홈런, 타점 1위)을 차지했다. 그의 방망이는 올해도 뜨겁다. 최다 안타 29개와 장타율 0.707로 1위, 6홈런과 18타점으로 2위.

하지만 이대호는 “매 경기 팀 승리를 위해 노력할 뿐이다. 개인 타이틀 욕심은 전혀 없다”고 했다.

강병철 롯데 감독은 “대호는 이제 홈런을 치는 요령을 깨달은 것 같다. 몸무게만 조금 줄이면 장수하는 거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포 선후배의 만남

김동주와 이대호는 사석에서 만난 적이 없다. 맞대결을 펼치는 날도 경기장에서 스치듯 지나칠 뿐이다.

두 사람은 함께 사진 촬영하는 것을 극구 사양했다. ‘선의의 라이벌’로 비치는 게 부담스럽다는 것. 하지만 이들의 서로에 대한 애정은 각별했다.

“대호는 한국 프로야구를 짊어질 대형 선수라고 생각해요.”(김동주)

“동주 선배는 공격과 수비, 주루를 갖춘 하늘 같은 선수죠.”(이대호)

김성한 MBC-ESPN 해설위원은 “김동주가 기교와 힘을 모두 갖추고 있다면 이대호는 몸이 유연해 몸쪽과 바깥쪽 공을 모두 홈런으로 만들어 낸다. 한국의 대표 거포답다”고 평가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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