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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칸연합군의 ‘KT&G요리법’ 日기업들도 똑같이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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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칸연합군의 ‘KT&G요리법’ 日기업들도 똑같이 당했다

입력 2006-02-28 03:19수정 2009-09-3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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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경영권 위협에 나서고 있는 ‘칼 아이칸 연합군’의 공격 패턴이 이들이 과거 일본 기업들을 공략할 때와 비슷해 주목된다. 특히 이들이 최근 발표한 주식공개 매수 제안은 ‘아이칸 연합군’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스틸 파트너스가 즐겨 사용하는 방법이다.》

○ 유시로화학-소토사 공격

‘기업사냥꾼’ 아이칸 씨와 손을 잡은 스틸 파트너스는 1993년 설립된 헤지펀드. 회장은 아이칸 씨가 KT&G 사외이사로 추천한 워런 리히텐슈타인 씨다.

스틸 파트너스는 17억 달러의 자산 가운데 60% 이상을 일본 시장에 투자하는 ‘일본통’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그동안 공개매수 제안을 통한 주가 부양으로 차익을 내는 방법을 많이 써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 유시로화학과 소토사(社).

스틸 파트너스는 2003년 12월 일본기계유 제조업체인 유시로화학을 시장가격보다 21% 높은 1만1500원에 공개 매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스틸 파트너스가 갖고 있던 지분은 8.94%.

이에 공개 매수 협조를 거절한 유시로화학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주주들의 배당금을 높이는 정책을 썼다.

2003년 배당금 140원보다 14배 높은 2000원을 주주들에게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것.

당시 유시로화학은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기존 배당금액보다 270억 원이나 많은 돈을 지출해야 했다.

이는 2004년 유시로 화학 순이익의 3배에 해당하는 거액이었다. 경영권 방어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른 셈이다.

스틸 파트너스는 공개 매수 전 9500원에 그쳤던 주가가 2만5900원으로 뛰는 바람에 322억 원의 이익을 봤다.

2004년 섬유화학업체인 소토에도 공개 매수를 제안해 주가를 8900원에서 2만20원까지 끌어올려 204억 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유시로화학과 소토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배당금 확대를 선택한 것은 주주들이 이를 선호했기 때문이었다.

○ KT&G의 선택은?

공개 매수에 응하지 않도록 주주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KT&G가 선택해야 할 길은 무엇이 있을까.

‘김영진 M&A 연구소’의 김영진 소장은 고액배당을 하거나 ‘아이칸 연합군’이 내세운 요구사항, 즉 부동산 매각이나 한국인삼공사의 기업공개 등과 같은 내용을 일부 수용하는 방안을 전망했다.

김 소장은 “‘아이칸 연합군’은 규모와 경험이 풍부하고 장기전에 능하기 때문에 어려운 상대”라며 “SK를 공략한 소버린 때처럼 애국심에 호소하는 건 한계가 있고 주가 상승을 즐기고 있을 소액 주주들을 어떻게 내 편으로 끌어들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KT&G는 기업은행 등 기관투자가들을 중심으로 한 ‘백기사’에게 역공개 매수 선언을 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어떤 방안을 쓰더라도 ‘아이칸 연합군’이 원하는 주가 상승을 충족시켜 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아이칸 씨 측은 경영권 탈취에 실패하더라도 소버린처럼 상당한 시세차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외국자본의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에 대비해 국내 기업의 경영권 방어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한층 커질 전망이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KT&G, 아이칸측 인수제안 거부

KT&G가 주당 6만 원에 회사 주식을 인수하겠다는 칼 아이칸 씨 측의 제안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KT&G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만장일치로 제안을 거절하기로 결정하고 아이칸 씨 측에 회신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곽영균 KT&G 사장은 “아이칸 씨 측의 제안을 검토한 결과 거래 구조와 시기, 회사 운영 방안 등이 불확실한 것으로 판단됐다”며 “주주 이익의 극대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아 제안을 거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KT&G는 담배산업에서 가장 높은 주주 환원율을 보인 회사 가운데 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KT&G의 결정에 대해 아이칸 씨 측은 이날 국내 언론에 배포한 발표문을 통해 “KT&G가 주주들의 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주주들은 이번 KT&G의 결정에 실망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KT&G는 아이칸 씨 측이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대전지방법원에 낸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로써 양측의 경영권 분쟁은 법정 공방으로 비화됐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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