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서남북/“또 선거철이니까…”

  • 입력 2006년 2월 23일 0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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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려는 예비 후보들이 이벤트성 행보에 열중한 나머지 정작 지역 현안에 대한 정책개발은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대규모 출판기념회를 열어 세를 과시하면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전, 현직 단체장이나 고위 공무원, 국회의원 등 예비 후보들은 자서전 형식의 두툼한 책을 잇따라 펴냈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대구에 있는 경북도청 이전 문제가 입에 오르내리자 이들은 “300만 도민의 숙원이므로 임기 중 반드시 옮기겠다”고 앞다퉈 약속했다.

하지만 후보군 가운데 어느 누구도 도청 이전의 타당성과 실효성을 엄밀히 분석해 도민이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내놓은 사람은 없다.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생가(生家)를 단골 코스처럼 방문하는 것도 그렇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비교적 강한 지역 정서에 기대 공천이나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계산이다.

일본 시마네현이 독도를 다케시마의 날로 선포한 조례를 제정한 지 1년째인 22일에는 이런 저런 독도 관련 공약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는 독도 경비를 경찰 대신 해병대가 맡고 한일 어업협정을 파기하겠다는 무모하게 보이는 주장마저 있다.

몇몇 주민들은 “또 선거철이니까…”라며 예비 후보들의 공약에 하품을 했다.

광역지자체 가운데 면적이 가장 넓은 경북도는 농어촌 저출산과 고령화, 지역 교육 등 새로운 정책을 펼 분야가 적지 않다. 도민들은 예비 후보들이 남이 장에 가면 나도 간다는 ‘우르르’식 행태를 벗고 참신한 정책으로 유권자에게 다가가기를 기대하지 않을까.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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