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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Design]구세주 아이팟!…‘체험 마케팅’으로 호환성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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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Design]구세주 아이팟!…‘체험 마케팅’으로 호환성 높여

입력 2006-02-13 03:08수정 2009-10-0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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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히트작 ‘아이팟 나노’. ‘피부같은 애플’이라는 콘셉트로 주머니가 없는 옷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사진 제공 애플

“Do you iPod?(아이팟 이용하세요?)”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켓 가(街)와 스톡턴 가가 만나는 다운타운의 애플 ‘리테일 스토어’에서 만난 한 점원은 한 스피커 제품의 이용법을 묻는 고객에게 이렇게 되물었다.

애플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 제품 사용자라면 이 스피커의 이용법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용법은 간단했다. 아이팟을 스피커 몸통에 꼽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된다. 반대로 아이팟을 연결하지 않으면 스피커는 하나의 ‘인테리어 소품’이다. 진열된 상품은 모두 아이팟을 위한 것이었고, 매장에서는 아이팟 고객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었다.

○제품 디자인은 노(No)! 온리 마케팅 디자인!

아이팟은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의 60∼70%를 점유하고 있는 ‘금세기 최고의 히트 상품’(포천 선정) 가운데 하나다.

이 제품은 쓰러져 가던 애플사를 단숨에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기업’(파이낸셜 타임스)으로 부활시켰고, 동시에 경영 부진을 이유로 축출됐다가 복귀한 이 회사 창업주 스티브 잡스 씨를 ‘가장 창의적인 CEO’(보스턴컨설팅 그룹)로 평가받게 만들었다.

애플은 그 성공 비결을 어디서 찾고 있을까?

아이팟의 디자인? 정답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애플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비결은 영국의 세계적인 제품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 씨를 영입한 덕분이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애플은 제품 디자인 외에 판매도 마치 디자인을 하듯 치밀하게 설계하는 경영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마케팅 디자인’ 개념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 제품을 판매하는 애플 리테일 스토어는 세계 139곳.

애플 리테일부문 부회장 론 존슨 씨는 “일본 도쿄 긴자에 리테일 스토어를 개점하는 데 2년이 걸렸다”며 “건물의 노출도, 유동인구, 인구유형분석, 소비자 성향, 재방문 접근성을 고려해 부지 선정과 건물 디자인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스테이 헝그리(hungry), 스테이 풀리시(foolish)”

리테일 스토어에는 애플이 생산하는 아이맥 컴퓨터나 다른 회사가 만든 아이팟 어플리케이션(호환 제품)이 100여 종 진열돼 있다. 아이팟에 부착하는 간단한 스티커부터 아이맥과 관련된 캠코더나 키보드까지 다양하다.

이곳에 전시된 제품은 방문객들이 모두 직접 사용해 보고 구입할 수 있다. 매장에는 아르바이트 사원이 한 명도 없다. 20여 명의 직원은 모두 본사에서 직접 파견된 사원들이다. 이들이 모두 제품의 사용법, 판매, 애프터서비스, 상담을 맡는다.

미국 컬럼비아대 번 슈미트 교수는 “애플의 리테일 스토어 운영방식은 브랜드 마케팅과 세일즈를 이상적으로 결합한 ‘체험 마케팅’ 사례”라고 설명했다.

다른 회사가 만든 아이팟 어플리케이션 제품을 애플이 직접 판매 관리해 주는 것도 마케팅의 이색 사례다. 아이팟 마케팅 디자인의 콘셉트를 유지하기 위해 애플이 직접 품질이 검증된 다른 회사의 관련 제품를 판매 대행해 주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어플리케이션 제품이 늘어나면서 아이팟 판매에도 시너지 효과를 주고 있다.

이 매장의 매니저는 “한 제품에 이처럼 다양한 관련 상품이 출시되는 사례를 본 적 없다”며 “영세 기업부터 세계적 기업까지 다양한 회사의 새로운 제품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팟은 21개국 언어를 지원한다. 시판되는 어떤 전자 사전보다 많은 언어를 제공하고 있다.

잡스 씨는 지난해 스탠퍼드대 졸업식에서 학생들에게 “늘 배고프고, 어리석어라”고 주문했다.

이 말에는 뼈아픈 ‘마케팅 부재’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다. 그는 과거 매킨토시 컴퓨터가 호환성 부재로 시장에서 퇴출당했던 경험을 되새겨 ‘시장을 장악하든지, 호환성을 높이든지’에 경영 원칙을 맞추고 있다고 한다. 디자인도 마케팅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경구이기도 하다.

샌프란시스코=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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