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11시 이 학교 졸업식장에는 문 양의 '마지막 여고생'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려는 열성팬들과 보도진 수 백 여 명이 몰려 뜨거운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문 양은 이날 졸업식 30분 전 청바지에 하늘색 반코트 차림으로 차에서 내려 팬들과 보도진에게 특유의 환한 웃음으로 답했다.
그러나 디지털카메라와 핸드폰을 든 극성팬들이 문 양을 따라 이리 저리 몰려다니면서 식장 일대는 이내 아수라장이 됐고 졸업식도 예정보다 5분 가량 늦게 시작됐다.
간신히 식장에 들어선 문 양은 처음에는 맨 앞줄에 앉았으나 카메라플레시가 그치지 않자 아예 동료 학생들 한 가운데로 들어가 '인간방벽'을 쳐 취재진을 따돌렸다.
학교 측은 이날 매니저들의 밀착경호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문 양을 교무실 교장실 등지로 잠시 몸을 피하도록 했다가 급기야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경찰 40여 명의 긴급경비를 요청하기도 했다.
문 양은 이미 기탁을 약속한 장학금 1억 원을 이날 졸업식장에서 한갑수(58) 교장에게 전달했다.
성균관대 인문과학계열 입학을 앞두고 있는 문 양은 "그동안 학교에서 (연예인 활동을 하도록) 배려해주신데 대해 감사한다"며 "장학금은 선배들이 이미 마련해 둔 장학금에 보탬이 되고 싶어 기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문양은 이어 '기부천사'라는 별명이 붙는데 대해 "큰 생각이 없다. 열심히 하다 보니까 좋은 일을 한 것 같다"며 겸손해 했다.
"시원섭섭하다"고 졸업소감을 밝힌 문양은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문 양은 졸업식을 마친 뒤 3학년 5반 교실에 들러 급우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뒤 교정을 떠났다.
담임 이관훈(38) 교사는 "근영이는 유명 연예인임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학교 생활을 했다"며 "큰 무대에서 잠재력을 발휘해 좋은 영화배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갑수(58) 교장은 "근영이는 착하고 성실하며 공부도 열심히 한 학생이었다"며 "사회에서도 잘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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