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은 매년 화재통계연보를 발간한다. 여기에 지역별로 소방차의 5분 내 화재현장 도착률이 나온다. 화재통계연보에 따르면 2004년 서울의 5분 내 도착률은 89.7%였다. 이 지역의 5분 내 도착률은 2000년 이후 87∼93%로 매년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이는 본보 분석 결과와 큰 차이가 있다. 본보가 서울소방방재본부에서 받은 지난해 화재발생 자료를 기초로 계산한 5분 내 도착률은 66.8%로 2004년에 비해 무려 22.9%포인트나 낮았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5분 내 도착률이란 화재 신고 이후 화재 현장 도착 시간이 5분 00초 이내인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본보는 소방방재청의 정의대로 계산했지만 서울소방방재본부의 계산법은 달랐다.
서울소방방재본부의 한 관계자는 “상황실의 컴퓨터에는 신고 시간과 도착 시간이 초 단위까지 나오지만 통계는 화재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이 직접 작성한 소방일지를 기준으로 만든다”며 “일지에는 분 단위까지만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본보는 도착 시간이 5분 59초 이내인 화재 사건만을 뽑아 5분 내 도착률을 계산해 봤다. 그 결과 서울소방방재본부의 5분 내 도착률은 85.8%로 화재통계연보의 예년 수치와 비슷했다. 결국 서울소방방재본부의 5분 내 도착률은 사실상 ‘5분대’ 도착률인 셈이다.
부산소방방재본부의 통계 오차는 더욱 심각했다. 부산의 지난해 5분 내 도착률은 31.8%로 2004년보다 무려 28%포인트나 낮았다. 하지만 5분 내 도착률을 5분대 도착률로 계산하자 예년과 엇비슷한 50.8%가 나왔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본보가 지난해 화재를 기준으로 산정한 5분 내 도착률은 화재통계연보에 나온 2004년 5분 내 도착률보다 대전 24.4%포인트, 광주 22.5%포인트, 대구 14.5%포인트, 인천 14.1%포인트가 각각 떨어졌다.
한국의 플래시 오버 시간이 5분인 점을 감안하면 도착 시간 5분 00초와 5분 59초는 화재 진압 시간과 재산피해 규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간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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