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커피가 상가아닌 빌딩로비로 간 이유는…

  • 입력 2005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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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신동아화재 빌딩 1층 샌드프레소와 서울 종로구 SC제일은행 본점 1층 스타벅스의 공통점은? 권리금을 주지 않고 장사를 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권리금을 안 줘도 되는 빌딩 로비가 가게 터로 부상하고 있다. 목 좋은 곳의 빌딩을 골라 로비를 그럴듯하게 꾸미면 수익성 높은 점포로 변신하기 때문이다.》

○ 빌딩 로비를 잡아라

빌딩 로비를 가장 잘 활용하는 업체는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현재 142곳의 점포 중 20여 곳이 빌딩 내 로비에 둥지를 틀고 있다.

최근에는 샌드위치와 커피를 파는 샌드프레소가 대형 빌딩 로비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유화증권 빌딩 로비를 포함해 90여 개 점포 중 7곳을 ‘로비 가게’ 형태로 열었다.

편의점 업계도 빌딩 로비를 노린다. 올해 초 GS25는 서울 종로구 서린동 광화문우체국 로비를 빌려 편의점을 냈다. 훼미리마트도 빌딩 로비 점포를 적극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샌드프레소를 운영하는 동원F&B의 심형구 프랜차이즈 영업부장은 “커피전문점 등 외식업체 외에 여행사, 옷가게 등 빌딩 로비에서 장사를 하는 업태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 빌딩 로비가 모두 목 좋은 가게 터는 아니다.

큰길에 접해 있어 행인의 눈에 잘 띄어야 하는 것은 기본. 여러 빌딩이 밀집한 곳이더라도 지하철역까지 연결되는 길목에 위치한 빌딩 1층 로비가 좋은 입지라고 한다.

○ 빌딩 상주인구가 단골손님

이들 ‘로비 가게’는 로비에 별도의 칸막이를 설치하는 것은 물론 큰길 쪽에 출입문과 간판까지 달 정도로 번듯하게 꾸며놓고 장사한다. 스타벅스 양재선 마케팅팀장은 “빌딩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주로 로비에서 외부손님을 만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로비에 있는 매장에 들르게 된다”고 말했다.

대체로 법인이 빌딩 주인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 상가처럼 1∼2년 장사하다가 쫓겨날 염려가 적다는 점도 로비 가게의 장점이다.

건물주도 로비를 가게로 내주면 훨씬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로비 임대 세일즈’를 한다고 한다.

상가의 평당 임대료는 사무실보다 통상 5∼6배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비 40평만 빌려줘도 200∼240평의 사무실을 추가로 임대한 효과가 난다는 것.

창업컨설팅회사인 창업경영연구소 이인호 소장은 “목 좋은 상가는 권리금이 비싸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는 업종이 많지 않다”며 “커피전문점이나 외식업체 중심으로 로비 가게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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