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구보… 로라… 다시 살아난 소설 속 두 주인공

  • 입력 2005년 11월 2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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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구보 씨, 세번째 환생▼

‘구보(丘甫) 씨’는 서울 도심 주변을 배경으로 글을 쓰는 작가들이 애용하는 이름이다. 소설가 박태원(1909∼1987·사진)이 1934년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발표한 이래 최인훈, 주인석 씨가 같은 제목의 소설을 펴냈다.

이에 추가해 도시연구가 조이담(38) 씨가 일제강점기 경성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구보 (박태원의 호)’를 ‘환생’시켜 눈길을 모은다.

조 씨가 최근 펴낸 ‘구보 씨와 더불어 경성을 가다’(바람구두 펴냄)의 1부는 소설 ‘경성 만보객-新(신) 박태원 전’이다. 박태원의 소년기에서 1934년 ‘구보 씨’를 쓸 때까지를 다룬 성장소설이다. 조 씨는 “동아일보 조선일보와 잡지 ‘삼천리’ ‘별건곤’ 등을 통해 재구성해본 인물사”라고 말했다.

이 책은 2부인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주해’에서 소설 속 구보 씨의 경성 산책 코스를 옛 사진엽서 그림 지도 등을 통해 복원하고 있다. 조 씨는 “서울시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이용해 옛 지도를 살펴봤는데 소설에 나오는 서울 중구 다동 7번지 박태원의 집은 지금은 광교 부근의 청계천과 도로로 편입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즐거운 사라, 이번엔 로라▼

‘사라 자리로 돌아온 로라.’

연세대 교수인 소설가 마광수(54·사진) 씨가 한국 에로 배우 출신으로 인도네시아 갑부의 부인이 된 오로라라는 가상의 여인을 등장시킨 새 소설 ‘로라’를 해냄출판사에서 내놓았다.

오로라는 ‘백설탕 같은 피부와 10cm 손톱에, 25cm 통굽 하이힐, 순은색 머리칼을 휘날리는 뱀같이 섹시하게 휘감기는 여자’로 나온다. 1992년 마 씨의 구속을 불러온 소설 ‘즐거운 사라’의 사라를 곧바로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다. 출판사는 “사라의 화신, 로라가 돌아왔다”는 띠지를 책에 둘렀다.

마 씨는 “1999년부터 한 일간지에 실었던 작품을 오래 뜸 들여 다시 썼다”며 “‘즐거운 사라’ 사건으로 생긴 피해의식과 자기검열을 ‘로라’를 통해 극복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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