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사수작전…대우건설, 대우자판에 ‘대우’ 쓰지말라

  • 입력 2005년 11월 17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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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의 브랜드 파워가 갈수록 강해지면서 건설사들이 브랜드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과거 한솥밥을 먹던 건설사들도 계열분리 후에는 자사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쌓기 위해 같은 로고와 표기를 사용하지 않을 정도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아파트의 이름 및 로고를 흉내 내 건설사들 사이에 다툼이 생기는 사례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브랜드가 아파트 가격을 결정할 정도로 아파트 시장의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내 이름 쓰지 마”

옛 대우그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대우건설과 대우자동차판매 건설부문이 브랜드 표기와 로고를 둘러싸고 불편한 관계를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대우자동차판매 건설부문이 사용하고 있는 아파트 브랜드 ‘대우이안’에 ‘대우’를 쓰지 말 것을 공식 요청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이안과 관련된 소비자 불만이나 항의가 대우건설로 접수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며 “대우건설과 푸르지오 아파트의 브랜드 관리를 위해 불가피하게 ‘대우’ 브랜드 사용 금지를 요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는 2000년 말 대우그룹이 해체된 후 ‘대우’ 상표권을 대우건설과 대우인터내셔널이 갖게 되면서 발생했다. 대우자판은 대우인터내셔널에 대우 상표권 사용료를 내고 대우 이름과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대우자판이 아파트 브랜드에까지 ‘대우’를 표기해 자사 브랜드와 혼동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각자 다른 이름으로 승부

한때 같은 브랜드를 썼던 과거 한 그룹 내 건설사들이 지금은 서로 다른 브랜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옛 현대그룹 내 건설사였던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 옛 고려산업개발(현재 두산산업개발로 인수합병)은 예전에 ‘현대’라는 아파트 이름을 함께 썼다. 1999년 8월 계열 분리된 뒤에도 한동안 현대라는 이름을 공동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자 아파트 브랜드를 만들었다.

현대산업개발은 2001년 3월부터 ‘아이파크’ 브랜드를 개발해 이미지 관리에 나섰고, ‘현대 홈타운’을 사용하고 있는 현대건설도 조만간 새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남광토건은 쌍용건설과 ‘스윗닷홈’ 브랜드를 함께 썼지만 다른 기업에 매각되면서 올 4월 ‘하우스토리’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브랜드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남광토건이 매각될 때 1년 후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도록 조건을 달았다”고 설명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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