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의 10년 후를 추적한 ‘2635세대’ 보고서가 제일기획에서 나왔다. 자기중심적, 진보적, 현실적, 유행추구적, 문화개방적이라는 ‘5대 특징’을 지닌 세대로 성장했단다. 과거의 특징을 상당 부분 유지하고 있지만 충동적이던 소비성향은 합리적으로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외환위기 이후 청년실업 시대를 거치면서 돈 무서운 것을 깨달았다는 얘기다.
▷언제나 신세대가 주목받은 것은 그들이 사회 변화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기성세대가 농경사회의 집단적 가치관에 젖어 살았다면 신세대는 민주화와 교복 자율화, 소비문화와 개인용 컴퓨터 속에서 풍요롭게 자랐다. ‘우리’보다 ‘나’만 생각하는 정도가 기성세대의 눈에는 지나쳐 보이기도 한다. ‘인생에서 가족이 중요하다’면서도 ‘가족을 위해 나 자신을 희생해도 좋다’는 응답은 386세대보다 적다. 나를 위해 가족을 희생시키는 ‘캥거루족’이 대개 2635세대다.
▷세계 속의 X세대 상징 인물로는 빌 게이츠와 마이클 조던이 꼽힌다. 미래를 읽는 눈과 발군의 능력으로 미국의 소프트 파워를 이끄는 이들이다. 우리의 신세대도 이젠 한국사회의 미드필더가 됐다. 10여 년 전과 같은 경기 호황은 없다. 자칫하다간 선진국이 되기 전에 노인국(老人國)이 먼저 될 수도 있다. ‘나’만 생각하기엔 2635세대의 할 일이 너무 많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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