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리쉐탕씨“北서 대학졸업하고 南서 박사됐어요”

  • 입력 2005년 8월 25일 03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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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학자로 키워준 남북한이 하루빨리 통일되기를 바랍니다.”

25일 성균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중국인 리쉐탕(李學堂·39·사진) 씨의 바람은 남북통일이다. 그는 북한에서 학사학위를 받고 남한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특이한 경력을 가지게 됐다.

리 씨는 17세이던 1983년 국가장학생으로 북한 김형직사범대 교육심리학과에 입학해 1988년 졸업했다. 이후 중국 산둥(山東) 성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던 그가 남한 유학을 결심한 것은 1998년. 한중 국교수립 이후 한국 교수들로부터 남한의 학계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그의 향학열은 다시 불타올랐다.

같은 해 성균관대 한문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한 그는 7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고 올 가을학기부터 중국 산둥대에서 한국 문학을 가르치기로 했다.

그는 “북한 대학생들은 대부분 총명하고 단체문화에 익숙하지만 군복무 때문에 30대 전후의 나이든 학생이 많았던 반면 남한 대학생들은 모두 재기발랄하고 풍요롭지만 취직 준비로 순수 학문에 전념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리 씨의 부인도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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