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스인훙]‘중국 위협론’의 두 모습

  • 입력 2005년 8월 17일 03시 05분


코멘트
‘중국 위협론’은 중국의 대외정책에 관한 여론 가운데 가장 자주 접하는 화제의 하나다. 이는 중국 여론에도 대단히 민감하게 작용하며 때론 반감도 자아낸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내부적으로 중국 위협론의 실체를 정확히 구분하고 판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중국 위협론이 외국인과 중국인을 막론하고 고도로 단순화된 ‘상투적 관념’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중국 위협론을 혐오한다. 그러나 중국의 여론은 외국인과의 대화, 심지어 ‘중국 위협’을 말하는 외국인과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 중국 위협론에 대한 담론(談論)이 어떤 내용인지를 구분하고 판별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제정치 무대에서 어떤 나라가 다른 나라나 국민에게 자신의 의도가 선량하다는 것을 자신과 똑같이 믿어 주기를 바랄 수는 없다. 어떤 의미에서 국가와 국가 간의 의구심은 국제정치의 정상적인 현상일 뿐 아니라 국제정치의 본질이기도 하다. 국가 간의 의구심은 일반적으로 국제 역량이 극적으로 바뀔 때 뒤따른다. 어떤 나라가 강국으로 부상하거나 특히 국력이 대단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그 나라에 대한 다른 나라의 의구심은 더욱 커진다.

중국 위협론이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명확한 사실들을 배제할 수는 없다. 중국이 강해지면 반드시 확장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고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확신하는 사람들, 또 상대적으로 적은 수지만 어떤 저의를 갖고 ‘중국 위협’을 날조 선전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이다.

‘중국 위협’을 말하는 대다수 사람이 이 두 부류에 속해 있지는 않다. 이들의 중국 위협론은 국제정치의 상리(常理)를 얘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명백히 알고 있다. 중국 위협론을 어떻게 해석하건 간에 중국의 팽창을 맹신하거나 악의적으로 이를 날조하는 사람들의 중국 위협론은 중국이 강국으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계속 이어질 것임을 말이다.

최근의 중국 위협론은 새로운 변수에 의해 형성된 측면이 없지 없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 정책 결정자들이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는 ‘중국의 군사위협론’이 그것이다. 올해 초부터 미 국방장관, 국무장관, 중앙정보국장, 심지어 대통령 자신과 백악관 대변인까지 모두 중국 군사력의 급속한 발전에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얼마 전 펜타곤이 발표한 ‘2005년 중국 군사력 평가보고서’는 중국 군사력이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수준을 넘어섰으며 태평양에 주둔하는 미군과 인도, 일본 등 지역 강국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전에 장기적인 위협이 된다고 선언했다. 중국 위협론의 핵심 구성 요소가 된 ‘중국 군사위협론’은 중국과 미국 간의 구조적, 전략적 모순이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결론적으로 중국인은 중국 위협론을 정확히 구분하고 판별해야 한다. ‘중국 위협’을 고의로 날조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박하되 중국의 부상에 대한 정상적인 의구심에 대해서는 중국을 이해시키려 노력해야 한다.

중국 위협론을 정확히 구분 판별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중국 위협’을 말한다고 해서 모두 어떤 저의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외국인들이 중국의 의도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귀에 거슬리는 말을 한다고 해서 중국을 악의적으로 공격한다고 느껴서도 안 된다.

중국 자신의 대외적 언행은 모두 타당하기 때문에 더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중국이 발전과 동시에 건설적이고 책임 있는 대외정책을 펴 나간다면 일부 예외 지역을 제외하고는 중국 위협론은 점차 줄어들 것이다.

스인훙 중국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