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샌디에이고 이적 후 첫승

  • 입력 2005년 8월 10일 14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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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선발투수 박찬호가 9일 샌디에이고 페트코파크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뉴욕메츠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연합]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선발투수 박찬호가 9일 샌디에이고 페트코파크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뉴욕메츠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연합]
‘코리안특급’ 박찬호(32·샌디에이고)가 메이저리그 사이영상 3회 수상에 빛나는 거물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스(뉴욕 메츠)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며 시즌 9승 달성에 성공했다.

박찬호는 10일(한국시간) 펫코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5⅔이닝 동안 6안타 2실점의 호투로 팀의 8-3 승리를 이끌며 승리투수가 됐다. 센디에이고는 오늘 승리로 5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애리조나와의 승차를 4경기로 벌리는데 성공했다.

볼넷은 단 1개만을 허용했고 탈삼진은 무려 8개나 뽑아냈다. 8탈삼진은 올시즌 한경기 개인 최다 탈삼진. 방어율도 5.72로 다소 좋아졌다. (종전 5.84)

박찬호 샌디에이고 이적 첫 승의 순간

지난달 30일 샌디에이고 이적 후 두 번째 선발 등판만에 거둔 이적 첫 승. 텍사스 소속이던 지난 6월 2일 시애틀전 승리 이후 6번째 선발 등판 만에 따낸 값진 승리였다. 또한 박찬호는 타석에서도 안타를 뽑아내고 직접 홈을 밟는 등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6회 2사후 무너진 부분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경기 내내 투심과 커브 등의 제구력이 안정됐고 특히 94마일에 이른 포심은 근래 들어 가장 위력적인 모습이었다. 박찬호의 살아난 직구는 이날 8개의 탈삼진을 솎아낸 밑거름이 되었다.

1회초 첫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한 박찬호는 3번 타자 카를로스 벨트란을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박찬호는 2회에도 내셔널리그 시절 천적이었던 클리프 플로이드를 외야 플라이로 잡은 뒤 데이빗 라이트와 마이크 피아자를 상대로 연속 삼진을 기록하며 2회에도 삼자범퇴.

2회말 센디에이고의 카릴 그린의 선제 솔로홈런으로 1점의 리드를 안은 박찬호는 3회 첫 타자 마이크 카메론에게 내야 안타를 내줬으나 호세 오퍼맨을 병살타로 유도했고 9번타자 페드로 마르티네즈를 삼진으로 처리해 3회에도 3타자만을 상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 타석에서도 안타에 이어 직접 득점

타석에서도 박찬호의 활약을 빛났다. 3회말 선두 타자로 나온 박찬호는 페드로 마르티네즈를 상대로 직접 좌전 안타를 때리고 1루에 진루했다. 자존심이 상했던 탓일까. 이후 마르티네즈는 전혀 그답지 않게 난타를 당하기 시작했다. 1사후 조 란다가 2루타를 때려 박찬호를 홈으로 불러 들였고 이어 라이언 클레스코가 다시 2루타, 2사후 다시 로버트 픽의 우전 적시타 등으로 센디에고는 3회에만 3점을 더해 4-0으로 앞서 나갔다.

기세가 오른 박찬호는 4회 선두 타자 호세 레이에스를 1루 땅볼로, 미겔 카이로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후 카를로스 벨트란에게 초구에 라이트 방면의 대형 타구를 맞았으나 다행히 펜스 앞에서 잡혀 한 숨을 돌렸다.

5회 박찬호는 첫 위기를 맞았다. 플로이드에게 2루타를 내주고 데이빗 라이트에게 다시 내야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 상황에 몰린것. 그러나 박찬호는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마이크 피아자를 상대해 4-6-3으로 이어지는 병살을 유도한데 이어 2사 3루에서 마이크 카메론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무실점 행진을 계속했다. 반면 5회말 센디에이고 타선은 브라이언 자일스가 솔로 홈런을 퍼 올려 박찬호의 어깨를 더욱 가볍게 만들었다.

그러나 6회 박찬호는 아쉽게 무너졌다. 호세 오퍼맨을 삼진으로 잡았으나 대타로 나온 가즈오 마쓰이에게 내야 안타를 내준 것이 화근이 됐다. 와일드피치로 마쓰이를 2루까지 진루 시킨 박찬호는 호세 레이에스를 다시 삼진으로 잡았으나 미겔 카이로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첫 실점. 제구력이 흔들리기 시작한 박찬호는 카를로스 벨트란을 워크로 내보낸데 이어 클리프 플로이드에게 다시 우전 안타를 맞고 또 한 점을 내주고 말았다.

4점차로 추격당하자 센디에이고의 브루스 보치 감독은 불과 88개의 투구수를 기록 중이던 박찬호를 미련 없이 마운드에서 내리고 스캇 라인브링크를 기용해 급한 불을 껐다.

메츠는 7회에도 1점을 더해 3점차까지 따라붙었으나 센디에이고는 9회초 공격에서 미구엘 올리보의 득점타 등 2점을 더해 메츠의 추격을 저지하며 쐐기를 박았다.

▲ 메츠 구대성도 등판해 0.2이닝 무실점

역시 센디에이고의 불펜은 탄탄했다. 박찬호가 6회 2사후 내려간 뒤 라인브링크를 시작으로 클레이 헨슬리, 아키노리 오츠카, 폴 퀀트릴로 이어진 센디에고 계투진은 합작 3.1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 박찬호의 승리를 도왔다.

센디에이고 타선에서는 유격수 카릴 그린이 자신의 시즌 10호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박찬호의 새로운 도우미로 등록했다.

박찬호와 맞대결한 뉴욕 메츠 선발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5이닝 9안타 5실점의 뭇매를 얻어맞으며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4패째.(12승) 박찬호에게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 왔던 메츠의 클리프 플로이드는 이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날 플로이드는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고군분투 활약했다.

한편 메츠의 좌완 릴리버 구대성도 이날 등판해 두 명의 한국인 투수가 한 경기에 나왔다. 메츠가 3-6으로 뒤진 7회말 마운드에 오른 구대성은 라이언 클레스코와 브라이언 자일스 등 두 명의 좌타자를 범타로 처리한 뒤 자신의 몫을 다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0.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구대성의 방어율은 3.57로 하락했다.

박찬호 샌디에이고 이적 첫 승의 순간

고영준 스포츠동아 기자 hotbase@donga.com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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