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투자 부진’ 재계-정부 견해차

  • 입력 2005년 7월 29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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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기업규제 개혁 없인 투자회복이 어렵다.”(재계) “투자부진은 기업에 책임이 있다.”(정부) 국내 투자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현상을 놓고 경제단체 대표 격인 전국경제인연합회장과 정부 ‘경제팀 수장(首長)’인 경제부총리가 서로 엇갈린 진단과 처방을 내놓았다. 》

강신호(姜信浩) 전경련 회장은 2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주최 ‘하계 포럼’ 기조연설에서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선 기업 투자 활성화가 절실하다”면서 “기업지배구조와 투자규제에 대한 개혁 없이는 경제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정부는 치열한 국제경쟁 속에서 기업들이 보다 자유롭게 경영활동을 하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규제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경제활동을 조장(助長)해야 한다”며 “정책이 시장경제 원칙에서 벗어날 때 경제효율은 떨어지고 우리의 성장 잠재력은 쇠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우리 사회는 시장경제원칙이 확고하게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으며 노사관계와 교육과 같은 여러 문제를 치유하려는 사회적 논의가 형평성 논란으로 표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강 회장의 연설 직후 초청강사로 강연에 나선 한덕수(韓悳洙)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기업들이 정부에 대해 강한 불신이 있는 것 같다”며 “투자가 부진한 것은 기업들이 수익모델을 찾지 못했기 때문인데 마치 출자총액제한 제도가 투자를 가로막고 있는 것처럼 재계는 주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기업들이 과도한 표현과 요구를 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에 투자가 안 되는 이유를 꼽으라고 하면 출자총액제한제도부터 먼저 들고 나오는데 기업들이 성명서 등을 통해 정부를 비판하는 행위는 성과를 내는 데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서귀포=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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