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원장아빠, 사랑합니다”

  • 입력 2005년 7월 28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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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특수전사령부 예하 귀성부대 유격훈련장에서 헬기레펠 훈련을 받고 있는 신명보육원생. 그 뒤에 일반 학생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인천=박영대 기자
인천 특수전사령부 예하 귀성부대 유격훈련장에서 헬기레펠 훈련을 받고 있는 신명보육원생. 그 뒤에 일반 학생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인천=박영대 기자
“다른 애들처럼 우리에게는 돌봐 줄 부모님이 안 계시잖아요. 그러니까 남들보다 더 강해져야죠.”

한낮의 수은주가 31도까지 올라간 27일 오후 인천 특수전사령부 예하 귀성부대 유격훈련장.

이 부대가 여름방학을 맞아 26∼29일 실시하는 하계 병영캠프에 자원 입소한 부평구 신명보육원생 19명이 얼룩무늬 군복에 검은 베레모를 쓴 채 PT체조를 하고 있었다.

유격 교관의 구령에 맞춰 체조를 하던 보육원생들의 얼굴은 금세 땀과 먼지로 뒤범벅이 됐다.

보육원에 맡겨진 사정은 저마다 달랐지만 훈련에 참가한 목적은 대부분 같았다. 삶을 스스로 개척하며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힘들기로 소문난 특전사 훈련을 받으며 자신감과 인내력을 길러 보겠다는 것.

이어 보육원생들은 유격기초훈련의 하나인 높이 11m의 ‘막타워’에 올라 “나는 할 수 있다”를 외치며 씩씩하게 뛰어내렸다.

훈련을 마친 아이들은 내무반에서 ‘사랑의 편지’를 썼다. 친자식처럼 돌봐 준 보육원장에게 쓰는 편지가 가장 많았다.

그중 간혹 연락을 주고받는 어머니에게 쓴 박민수(18·가명) 군의 편지가 눈에 들어왔다.

‘엄마, 내년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저도 정든 보육원을 떠나야 합니다. 공부를 더 열심히 해 좋은 대학에 들어갈 테니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좋은 직장을 잡아 하루빨리 엄마를 모시고 살고 싶습니다. 사랑해요, 엄마. 특전사에서 아들이.’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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