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억년 신비의 태양계, 인류의 손길 받아줄까

  • 입력 2005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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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인류에게 문을 열어 줄 것인가. 우주 연구의 새 지평을 열어줄 사상 최초의 인공 ‘불꽃놀이’가 4일 우주 공간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미국 우주선 ‘딥 임팩트(Deep Impact)’가 발사한 충돌체는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이날 오후 2시 52분(한국 시간) 지구로부터 약 1억3400만 km 거리에서 혜성 ‘템펠1’과의 충돌에 성공했다.

이 충돌로 거대한 양의 얼음조각과 먼지, 혜성물질이 일제히 분출됐다. 이로써 인류는 46억 년간 간직해 온 태양계 생성의 신비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얻게 됐다고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밝혔다.

3일 충돌체가 모선 딥 임팩트에서 발사된 지 약 24시간, 올 1월 딥 임팩트가 미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에서 발사된 지 172일 만에 이룩한 쾌거였다. 딥 임팩트는 그동안 총 4억3100만 km를 항해했다.

인공물체가 우주 공간에서 혜성 표면과 충돌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2004년 1월 NASA의 우주선 ‘스타더스트’가 혜성 ‘와일드2’에 237km까지 다가간 것이 가장 근접한 기록이다.

초조하게 실험성공을 기다리던 NASA의 연구진은 성공이 확인되자 “정확히 맞혔다. 대성공이다”며 일제히 환호하며 감격을 나눴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전문가는 “우주 항해는 완벽했고 충돌은 예상보다 훨씬 컸다”며 “이보다 더 좋은 장면은 상상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날아가는 탄환을 쏴서 맞히는 것보다 어려운 것”으로 표현되는 이번 충돌실험의 성공은 공학적 계산의 정확성이 진일보했음을 입증해 주는 과학사의 쾌거로 평가된다.

이번 충돌에서 도출되는 귀중한 정보들은 앞으로 △혜성물질을 이용한 태양계 생성기원 규명 △혜성 및 소행성의 자원 이용 △혜성 궤도변경 실험 등에 활용돼 우주개척 시대에 획기적 전환점을 마련할 중요한 과학적 기초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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