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유럽음악축제 순례기’

  • 입력 2005년 7월 2일 0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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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음악축제 순례기/박종호 글·사진/396쪽·1만8000원·한길아트

오스트리아, 음악축제가 열리는 한여름의 잘츠부르크에 가는 음악팬은 표 구하기 전쟁을 해야 한다. 매표소에는 십중팔구 표가 없다. 어떻게 할까? 목에 ‘표 구함’이라고 쓴 팻말을 걸고 기다리거나 암표상을 찾는다. 저자가 개발한 노하우는 호텔 도어맨들을 포섭해 두는 것이다. 건강이 나빠져 축제 관람을 포기한 ‘원로’ 음악팬들이 도어맨들에게 표를 처분해 달라고 맡기곤 하니까.

12년째 전 세계의 유명 음악축제를 순례하고 있는 저자가 그동안 쌓아 온 관람 노하우를 숨김없이 공개한다. 축제 개최지의 관광지로서의 매력, 숨겨진 문화적 기호, 발로 뛰어 알아낸 축제 즐겁게 감상하기 기법 등이 느긋한 필치와 풍성한 사진 속에 빽빽이 담겼다. 호수 위에 무대가 떠 있는 오스트리아의 브레겐츠 음악축제는 해 저물 무렵 맞은편 독일 호안에서 관람객을 가득 실은 여객선이 다가오는 것을 보는 순간부터 벌써 관람객의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나. 저자는 ‘오늘 짐을 꾸리면 하루 안에 취리히 오페라하우스에 갈 수 있다는 안도감 덕분에 서울에서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고 고백한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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