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총재 FT회견, 와전인가 실수인가

  • 입력 2005년 5월 19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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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18일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를 통해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되면서 시장에 큰 파문을 일으켰지만 한은은 발언취지와 달리 기사내용이 왜곡됐다고 해명했다.

FT 인터뷰 기사는 박 총재가 "국가신인도 확보라는 측면에서는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으며 따라서 더 이상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박 총재는 또 "이제는 (보유외환의) 수익성을 더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더 유용한 방법으로 보유외환을 운용할 단계"라고 덧붙였다.

FT는 박 총재의 이러한 발언을 두고 원화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외환보유액 확충에 필요한 시장개입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한은은 그러나 FT와의 실제 회견에서는 스무딩오퍼레이션(smoothing operation),즉 미세조정을 통한 개입으로 외환시장 안정이 유지되는 만큼 외환시장에 인위적인 개입이 불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작년말부터 진행돼온 원/달러 환율 하락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너무 커 방치할 수는 없었으며, 환율 안정은 인위적 개입보다는 근본적인 처방인 외환수급 조절 대책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박 총재가 강조했다는 것이다.

박 총재는 이를 위해 수요측면에서 해외 포트폴리오 투자를 장려, 금융기관과 공기업 등의 외화증권 발행수요 조절 등을 통해 외화수요 진작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공급측면에서도 경상수지 흑자폭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지금과 같은 일방적인 외환공급 우위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돼 궁극적으로 수급 균형을 통해 외환보유 액이 크게 변화하지 않고 환율안정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즉, 박 총재가 '인위적 개입의 불필요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개입이 없을 것'으로 확대 해석해 보도됐다는 것이 한은의 해명이다.

▶ 관련 FT 기사와 인터뷰 전문

▶ 인터뷰 대화록(Interview transcript) 전문

디지털뉴스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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