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추모행사…내신 반대집회 아니다”

  • 입력 2005년 5월 6일 0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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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1년생들의 ‘내신등급제 반대’ 촛불집회를 앞두고 당초 7일 서울 광화문에서 학교폭력과 성적부담으로 자살한 학생을 추모하기 위한 촛불행사를 계획한 ‘21세기청소년공동체희망’(이하 희망)이 고민에 빠졌다.

사단법인 희망의 대표는 이수호(李秀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의 현 민주노총 위원장. 희망은 학교 교육 정상화를 주장하는 전교조를 지지하며 청소년의 자치활동을 지원해온 단체.

이 단체의 홈페이지는 ‘희망은 1989년 전교조 사수 참교육쟁취투쟁으로 시작된 청소년들의 자주적 활동의 연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희망과 촛불시위를 주도하는 학생들은 정부의 2008학년도 입시제도와 지금의 교육 현실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모양새는 같다. 하지만 촛불시위를 촉발시킨 문제의 핵심인 ‘내신등급제’에 대해 희망 측은 뚜렷한 입장이 없는 상태.

하지만 포털 사이트 다음의 ‘내신등급제 고교등급제 반대모임’ 카페에는 ‘5월 7일 광화문 시위 사실입니다…시민단체와 함께합니다’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또 ‘7일 오후 6시 광화문 교보문고 앞’이라고 시간과 장소를 못 박아 희망이 준비하고 있는 추모제와 같은 시간과 장소로 모일 것을 독려하고 있다.

희망은 고교생들의 촛불집회와는 이번 행사가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인터넷에선 ‘추모제 형식의 내신등급제 반대집회’로 여겨져 급속히 전파되고 있다.

이근미 희망 사무국장은 “우리는 순수한 의도에서 절박한 입시 현실에 희생된 학생들을 위한 추모행사를 준비하고 있을 뿐”이라며 “우리의 추모행사가 내신등급제 반대 촛불집회의 하나로 부각되는 것은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단체 홈페이지에는 다음의 ‘내신등급제 반대’ 카페가 링크돼 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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