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재씨의 글 전문

  • 입력 2005년 4월 29일 11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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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최홍재 자유주의연대 운영위원이 시사 웹진 ‘뉴 라이트 닷컴(www.new-right.com)’에 띄운 글 전문.

▽'김근태 선배님! 선배님까지 왜 이러십니까'▽

김근태선배의 게으름, 무지, 무모, 자가당착의 오류
서울대 학생들 앞에서 공개토론 하기를

김근태 선배님! 선배님은 저를 기억하지 못하실 수도 있습니다. 선배님이 전민련을 만들고 재야활동을 하실 때 저는 NL학생운동을 하며 멀리서 선배님을 우러러 보았던 까마득한 후배였습니다. 전민련의 후신조직인 전국연합에서 활동할 당시에도 국민회의를 만들어 정치운동을 하시던 선배님을 몇 번 뵈었습니다만, 워낙 말석에서 일했던 까닭에 선배님의 기억에 입력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때의 호칭으로 이 글을 쓰고 싶습니다.

김 선배님이 유엔의 대북인권결의안에 불참하자는 의견을 낼 때도 납득하기는 어려웠지만, ‘정치인이니 핵심지지자들(!)을 의식할 수 밖에 없어 그랬으려니’ 하고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선배님이 80년대에 당했던 고문과 비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는 동포들의 인권문제에 대해 오히려 가해자를 감싸고 도는 발언을 어떻게 제가 이해할 수 있었겠습니까?

어제 선배님이 서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뉴라이트에 대해 발언한 것을 보았습니다. 눈앞이 캄캄해지며 과연 이 말을 선배님이 한 것이 맞는 것일까 몇 번이나 의심했습니다. 불행하게도 그 발언은 선배님의 말이 맞더군요.

‘뉴라이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뉴라이트운동은 과거 냉전 수구세력의 전통을 단절하지 못한 변형된 보수세력으로, 근본적으로 비젼이 없고, 도덕성이 없는 집단’이라고 대답했습니다. ‘학창시절 주사파의 주장을 도대체 이해할 수 없었는데 뉴라이트운동도 마찬가지’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선배님의 이 말씀은 셋중의 하나로 밖에 이해되지 않습니다. 게으르거나 무지한 것, 그리고 무모한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나를 덧붙이자면 자가당착도 지적할 수 있겠습니다.

선배님이 한번이라도 자유주의연대의 정책이나 논평을 읽어보셨다면 이렇게 무지한 주장을 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교과서포럼이나 뉴라이트싱크넷의 발표논문도 보지 않은 듯 합니다. '한국의 보수를 논한다‘는 책은 더더욱 읽어볼 시간도 없었겠지요. 그러니 선배님이 이야기하는 냉전수구세력과 뉴라이트가 무엇이 다른지 전혀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게으름에 해당됩니다.

다음은 무지한 경우입니다. 읽어보시고도 구분이 되지 않았다면 권위주의와 자유주의도 식별하지 못하는 무지가 원인입니다. 자유주의연대는 자유화, 세계화, 북한인권실현을 모토로 10대 정책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비젼이 없다고 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부족한가를 지적해야 옳은 것입니다.

도덕성에 대한 언급을 보면서 뉴라이트를 공격하던 수구좌파들보다 한발 더 나간 무모함을 보았습니다. 도대체 선배님이 설정한 도덕성의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적게 싼 똥도 똥입니다. ‘한나라당이 차떼기당’이라면 ‘열린당은 손수레떼기당’ 정도는 됩니다. 이것이 도덕적입니까? 오직 당선 때문에 자민련에 있던 사람을 끌어들여 선거를 치르려다 탈당계 미제출로 막판 후보가 바뀐 사태는 도덕적인 것입니까? 선배님을 선명하게 보이려고 이렇게 무모한 발언을 하는 것은 과연 도덕적인 것입니까? 공격을 통한 지지자의 결집방식은 현 집권체제로 종료되어야 하는데, 선배님까지 왜 이러십니까?

주사파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는 것과 뉴라이트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김정일추종 주사파와 북한인권실현을 주창하는 뉴라이트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입니까?

김정일의 인권탄압을 결과적으로 옹호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미 선배님은 주사파와 행동일치를 이루고 있는데 주사파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었다는 말은 또 무슨 의미입니까? 동포를 고통속에 몰아넣은 김정일은 이해가 가고, 그의 인권탄압을 묵과할 수 없다는 뉴라이트는 이해할 수 없다? 김근태 선배님! 왜 그렇게 되셨습니까?

선배님! 과거 80년대에 광주를 이야기하면 모두 빨갱이로 몰렸습니다. 결국 학생운동은 혁명적 사회주의자, 김일성주의자가 되어 갔습니다. 이 업보를 지금 대한민국은 겪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선배님이 그런 독재적 행동을 하시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토론이지, 딱지 붙이기가 정녕 아닌데 말입니다.

서울대 학생들 앞에서 토론해 봅시다. 정말 뉴라이트가 수구냉전과 같고, 비젼이 없으며, 도덕성이 결핍되었는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뉴라이트운동을 이야기하는데 왜 주사파 이야기가 나오는지도 덤으로 이야기 했으면 합니다. 공개토론을 통해 세계관을 정립해가는 대학생들에게 선배님 주장의 논거를 제시하시고 만일 그것이 합당한 것이 아니라면 게으름과 무지, 무모, 자가당착의 지적 오류를 씻기 바랍니다.

우리는 준비된 지도자, 겸허한 지도자, 합리적인 지도자를 원하지, 색깔 씌우기로 재미보려는 천박한 리더를 원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은 그런 지도자를 정녕 원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은 진화해야 합니다. 선배님! 건승하십시오.

최홍재 (자유주의연대 운영위원, Dailynk.com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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