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때 다른 ‘적시광고’ 소비자 눈길

  • 입력 2005년 4월 29일 03시 32분


코멘트
소비자가 광고를 시간과 상황에 맞게 볼 수 있도록 각기 다르게 제작된 ‘적시광고’가 눈길을 끌고 있다. KTF가 아침, 저녁 시간대, 주말에 각각 내보내는 ‘버스정류장’, ‘잠자리’, ‘주말 미팅’ 광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사진 제공 제일기획
소비자가 광고를 시간과 상황에 맞게 볼 수 있도록 각기 다르게 제작된 ‘적시광고’가 눈길을 끌고 있다. KTF가 아침, 저녁 시간대, 주말에 각각 내보내는 ‘버스정류장’, ‘잠자리’, ‘주말 미팅’ 광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사진 제공 제일기획
#1=KTF 아침 광고 ‘버스 정류장’

등교 시간 버스 정류장에 서 있던 여학생이 평소 마음에 둔 남학생이 다가오자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크게 말한다.

“나 번호 바꿨어. 016-201-5016….”

이때 갑자기 여학생의 전화벨이 크게 울리자 여학생은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한다.

마침 버스가 도착하고 남학생이 “…안 타요?”라며 말을 건네자 여학생은 활짝 웃는다.

#2=KTF 저녁 광고 ‘잠자리’

잠옷을 입은 아빠와 아이들이 ‘개다리춤’을 추며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놀고 있다. 이때 엄마가 나타나 늦게까지 노는 아이들과 아빠를 타박한다. 아빠와 아이들은 이불 속에 숨어서 얼굴을 내민 채 행복하게 웃는다는 내용.

#3=KTF 주말 광고 ‘주말 미팅’

거실에서 엄마와 아들이 콩나물을 다듬고 있다. 엄마는 아들에게 “멀쩡하게 생겨 주말에 할 일도 없느냐”며 핀잔을 준다. 이미 휴대전화 메신저로 친구들과 미팅 약속을 한 아들은 “며느리 구해 오겠다”며 밖으로 나서고 엄마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진다.

최근 아침, 저녁이나 주말 등 시간대를 달리해 ‘그때그때 다른’ 광고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시간대별 상황에 맞춰 각기 다르게 제작된 이른바 ‘적시(適時·Timely Multi)광고’다.

적시광고는 한 광고를 계속 내보내거나 소재만 달리한 여러 편의 광고를 내보내던 기존 방식과는 차별화된다. 소비자가 광고를 보는 시간과 상황을 고려해 각각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좀 더 강렬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의도다.

▽“온라인 광고도 시점에 따라 달라요”=포털 사이트인 네이버 역시 지식검색 광고를 통해 3주 동안 10편의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KBS 드라마 ‘해신(海神)’이 끝난 후에는 “해신 원작을 읽어보고 싶다면 네이버 검색창에 ‘해신’을 쳐 보세요” 문구가 뜬다.

9시 뉴스가 끝난 후에는 “잠깐 물마시고 오느라 내일의 날씨를 놓쳤다면 ‘날씨’를 쳐 보세요”라는 자막이, SBS 코미디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끝나면 “리마리오의 더듬이 춤을 배우고 싶다면 ‘리마리오’를 쳐 보세요”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TBWA 광고6팀 신은주(申銀珠) 부장은 “광고를 접하는 시점을 이용해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집중 공략 전략도=적절한 시간대를 겨냥해 집중적으로 광고를 내보내는 경우도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 광고는 주 고객층인 20대 여성과 가족 시청자를 공략하기 위해 금요일 저녁부터 토, 일요일에만 TV광고를 방송하고 있다.

매체별로 다른 광고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

빙그레 ‘더위사냥’은 맨몸으로 빌딩을 오르고 건물과 건물 사이를 뛰어다니는 익스트림 스포츠 ‘야마카시’ 장면을 15초짜리 TV광고로 내보내고 있다. 이와 별도로 극장용으로 60초짜리 광고를 편집해 블록버스터 영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제일기획 클라이언트 서비스2팀 이재환(李在桓) 차장은 “시간대별로 다른 내용을 담은 광고를 내보내거나 특정 시점에만 나오는 광고를 하는 것은 소비자의 공감대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며 “주목도도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