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가 아니라 LG라니까요”…LG 고심

  • 입력 2005년 4월 27일 03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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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이 GS로 바뀌지 않았나요?”

LG전자에 근무하는 A 씨는 얼마 전 한 모임에서 명함을 돌렸다가 이런 얘기를 듣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LG그룹에서 떨어져 나간 GS그룹이 초기에 기업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확실히 심어주기 위해 대대적인 광고 및 홍보전을 펼치면서 적지 않은 사람이 LG그룹 계열사도 GS그룹으로 바뀐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특히 전자와 화학업종을 주력으로 하는 LG그룹은 업종의 특성상 LG전자와 LG생활건강을 제외하고는 소비자가 접촉할 일이 비교적 적은 반면 GS는 건설 정유 유통 홈쇼핑 등 소비자들과 밀접해 LG로서는 더 고심하고 있다.

LG정유 간판을 내걸었던 주유소 사업도 GS칼텍스로 이름을 바꿔 달았고 편의점인 LG25 간판도 GS25로 바꾸면서 곳곳에서 LG 대신 GS 간판이 등장하고 있다.

또 ‘LG건설의 새 이름-GS건설’ ‘LG칼텍스정유의 새 이름-GS칼텍스’ 같은 광고문구가 효과를 거두면서 일부 공무원들조차 LG 임직원들에게 ‘GS맨’이 됐느냐고 묻는 사례가 있다.

반면 그룹 출범과 동시에 대대적인 광고비를 투입하면서 ‘얼굴 알리기’에 주력했던 GS그룹은 예상보다 빨리 ‘GS 브랜드’ 구축에 성공했다는 평이 나오자 고무됐다. GS그룹은 앞으로도 당분간 공격적인 홍보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LG그룹 관계자는 “LG의 주력회사인 화학과 전자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LG와 GS를 혼동할 우려는 거의 없다”면서 “냉장고와 에어컨 TV 치약 화장품 휴대전화까지 모두 LG 브랜드를 쓰고 있어 소비자들이 헷갈린다는 것은 기우(杞憂)”라고 말했다.

하지만 LG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LG는 최근 ‘남자백조’를 모델로 한 그룹이미지 광고를 시작한 데 이어 다음 달 중순에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남자백조가 출연하는 ‘백조의 호수’ 뮤지컬도 무대에 올린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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