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000원선 7년만에 붕괴

  • 입력 2005년 4월 25일 16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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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6일 연속 하락(원화가치 상승)해 25일 1000원 선이 무너졌다.

종가 기준으로 환율이 1000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97년 11월 14일(986.3원) 이후 7년 5개월여 만이다.

환율이 '세 자릿수 시대'를 맞음에 따라 국내 수출기업은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여 내수(內需)가 살아나지 않으면 국가경제에도 먹구름이 끼게 됐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22일) 종가보다 4.0원 하락한 10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곧바로 997.6원까지 떨어졌다.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자국 통화인 위안화 평가절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미 달러화가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화 및 유로화 등에 대해 약세를 보였기 때문. 역외(域外)세력들도 달러화 '팔자'에 나서 원-달러 환율 하락을 부추겼다.

원-달러 환율이 세 자릿수로 떨어지자 외환당국이 구두(口頭) 개입에 나서고 수입업체들의 달러화 결제수요가 흘러나와 환율은 잠시 오름세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수출업체들이 달러화 매물을 내놓으면서 결국 998.9원으로 마감됐다.

지난달 강력한 시장 개입으로 원-달러 환율 1000원 선을 지켰던 외환당국도 이날은 달러화를 거의 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 관계자들은 "당국이 방어선을 하향 조정함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960~980원 선에서 당분간 오르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은행 외환운용팀 구길모(具吉謨) 과장은 "3~4월 환율은 외국인들의 주식 배당금 및 매도자금 본국 송금, 미국의 금리 인상 등 오를 요인이 많았는데도 1020원 선을 유지하기도 힘겨웠다"며 "딜러들도 이제는 세 자릿수 환율을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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