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도 고등법원은 19일 보르도 인근 소도시 베글레에서 있었던 남성 간 결혼은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스테판 샤팽(34) 씨와 베르트랑 샤르팡티에(31) 씨는 지난해 6월 이 도시의 노엘 마메르 시장 주재로 결혼식을 올렸으나 한 달 뒤 1심 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은 데 이어 이번 항소심에서도 패소한 것.
녹색당 당원인 마메르 시장은 당시 결혼식을 주재했다는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한 달간 정직 처분을 받기도 했다. 프랑스는 동성애자에게 관대하기로 이름 높다. ‘게이(남성동성애자) 지역’으로 불리는 파리의 마레 지구에서는 동성 커플이 손을 잡고 다니거나 길에서 자연스럽게 애정 표현을 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는 프랑스인의 64%가 동성 간 결혼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동성 커플에게 시민연대협약(PACS) 제도를 통해 실제 부부에 준하는 법적, 제도적 혜택을 주고 있지만 정식 부부의 지위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편 샤팽 씨는 항소심에서 패한 뒤 “유럽 인권법원에 제소해서라도 평등한 권리를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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