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계발 프로젝트]잘 먹고…잘 놀고…똑똑해지는 소리 들려요

  • 입력 2005년 4월 18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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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며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어떻게 배려하느냐에 따라 창의성은 후천적으로도 계발될 수 있다. 다양한 놀이 기구를 가지고 놀며 창의성을 키우는 어린이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자녀가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며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어떻게 배려하느냐에 따라 창의성은 후천적으로도 계발될 수 있다. 다양한 놀이 기구를 가지고 놀며 창의성을 키우는 어린이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자녀의 머리를 좋아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사람의 지능은 유전적 요인이 결정하는가, 후천적 환경이 좌우하는가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어릴 때의 경험과 자극 등 교육 환경이 지능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두뇌 발달에 좋은 영향을 주는 음식, 생활, 놀이를 알아본다.》

▼음식섭취▼

3세 자녀를 둔 김자영(32·여·서울 송파구 송파동) 씨는 오후 1시가 되면 도시락을 들고 유치원으로 향한다.

김 씨는 아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근처 공원에 들러 아이에게 별도로 준비한 도시락을 먹인다.

김 씨는 “유치원에서 점심을 주지만 영양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매일 식단을 살펴보고 버섯, 야채 등 머리에 좋다는 영양을 보충해준다”고 말했다.

생후 3∼5세는 아이의 두뇌 개발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시기. 특히 2세 이전에는 단백질 등 주요 필수 영양소가 심각하게 결핍될 경우 뇌손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아이의 두뇌 발달에는 어떤 식품들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두뇌 발달의 키포인트는 ‘골고루 잘 먹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두뇌를 포함해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들은 매일 섭취하는 식품들을 통해 필요한 재료와 에너지를 얻기 때문이다.

▽DHA=불포화 지방산의 하나인 DHA는 두뇌 기능을 강화시키는 대표적인 영양소. 뇌 세포는 정보 전달을 원활히 하기 위해 세포 하나하나의 돌기를 늘려나가는데, 이 돌기의 수를 늘리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이 DHA다. DHA는 뇌 세포막을 구성하는 성분으로 DHA를 많이 섭취하면 뇌의 작용이 원활해져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 기억이나 학습 능력을 좋게 한다.

하지만 이유식 초기부터 지방이 많은 생선을 먹이는 것은 아기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등 푸른 생선을 주는 것은 이유식 후기로 미뤄야 한다. 참치, 방어, 고등어, 꽁치, 장어 등 등 푸른 생선류에 많이 들어 있다.

▽단백질=뇌 신경세포가 발달하려면 뇌 세포의 재료가 되는 단백질이 있어야 한다. 생후 초기에 단백질 부족은 뇌 세포 수를 감소시킨다. 섭취가 부족하면 기억력, 사고력, 신경전달 등을 제대로 못하고 산만해진다. 우유, 콩, 치즈, 두부, 미역, 김, 생선, 육류 등에 많다.

▽당질=당질은 뇌 신경세포가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해 준다. 뇌는 체중의 2%에 불과하지만 인체에 있는 포도당의 20% 이상을 소모한다. 잠자는 사이에도 뇌는 포도당을 소비한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뇌 속의 포도당은 부족한 상태다. 그래서 아침을 거르는 것은 금물이다. 쌀, 보리 감자 고구마 등에 많다.

▽비타민=비타민 B1은 두뇌 활동에 필요한 포도당을 에너지로 바꾸는 데 꼭 필요한 성분이고, 콩 돼지고기 녹황색채소 쌀눈에 많다. 또한 비타민 C는 뇌의 활동을 원활히 하는 데 필수적인 영양소로 스트레스를 완화해 주고 뇌혈관을 튼튼하게 해 준다. 레몬 오렌지 등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면 좋다. 또 비타민 E는 뇌의 혈액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며 호두 땅콩 현미 깨 녹황색채소 등에 많이 들어 있다.

▼생활지도▼

1개월 전 아들을 분만한 오영미(30·서울 은평구 대조동) 씨는 아직 몸이 불편하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육아 관련 책을 읽는 등 아이를 키우는 준비에 여념이 없다.

오 씨는 “엄마가 아이에게 마사지를 해주면 두뇌와 감성발달에 좋다고 해 책을 보면서 연습 중”이라며 “몸이 좀 나아지면 수지침 등 경락 마사지도 배울 것”이라고 말했다.

마사지뿐 아니라 생활 속에서 다양한 자극은 아이의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

아이들은 무엇보다 많이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각종 운동은 물론 크레용을 쥐거나 장난감 블록을 갖고 놀게 하고 기어오르고 물을 튀기면서 몸을 많이 움직이게 한다. 아이는 이 과정에서 ‘세상이 이런 것이고 이것은 여기에 쓰는 것이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많이 움직이는 것만큼 푹 재우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육체 활동을 많이 하고 푹 자는 것은 대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 즐거운 육체 활동을 하면 도파민 신경계가 잘 발달한다. 또 청소년은 7시간 이상 자야 뇌가 충분히 쉴 수 있으며, 낮에 학습한 내용이 머리에 잘 기억된다.

음악을 듣는 것은 대뇌 발달에 좋은 자극이 된다. 음악을 듣거나 연주를 많이 하면 공간지각력이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무작정 아이에게 음악을 들려주면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동요든 가요든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스스로 찾아 듣도록 하는 것이 뇌에 가장 좋다.

세브란스병원 신의진(정신과) 교수는 “뇌 부위가 제대로 성숙되지 않은 아이에게 무리한 교육을 시키면 스트레스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러한 스트레스는 기억력을 감퇴시키는 등 두뇌 발달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경고했다.

아이들의 두뇌를 발달시키려면 어떤 음식을 먹는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먹느냐도 중요하다.

밥은 스스로 먹게 하는 것이 좋다. 숟가락으로 음식을 떠서 입으로 가져가는 과정에서 많은 손동작은 두뇌 발달에 도움을 준다. 컵이나 포크, 숟가락 등의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요령을 익힐 뿐 아니라 손의 조작능력도 좋아진다.

또 씹는 것과 기억력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맛의 감촉을 느끼면서 받는 자극은 사고력과 표현력을 키워주기 때문에 음식을 먹을 때는 천천히 씹어 먹는 습관을 길러준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섭취하는 영양분은 아이의 신체와 두뇌 발달을 돕고 자연스럽게 언어능력이 향상된다.

엄마가 항상 아이와 눈을 마주 보며 이야기하면 아이는 엄마의 감정을 그대로 느끼고 그 속에서 다양한 자극을 받는다.

아이들에게 자신감은 뇌에 긍정적인 회로를 활성화시켜 주기 때문에 아이를 항상 칭찬하는 것은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된다. 아이가 말이 서툴러도 여러 가지를 물어보고 이야기해준다.

▼놀이▼

아이가 즐거워하고 균형이 잡혀 있는 놀이라면 대부분 두뇌 발달에 좋다.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머리를 많이 쓰고 여러 자극을 경험하게 되면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회로가 많이 생겨 머리가 좋아진다.

특히 손은 ‘제2의 뇌’라는 말이 있을 만큼 손의 기능 발달은 뇌 기능 발달과 관계가 깊기 때문에 손을 많이 사용하는 놀이를 해 주는 것이 좋다.

특별한 교재나 교구를 활용하지 않더라도 ‘손을 이용한 놀이’는 지능 발달은 물론 손 근육 발달도 도울 수 있다. 장난감도 단순한 것보다 문제를 풀어가면서 노는 것이 좋고 색깔 형태 크기 질감 등도 다양하게 선택해 준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는 놀이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대병원 서천석(소아정신과) 전임의는 “다만 아이가 위험을 느끼는 정도가 되면 부작용이 더 크기 때문에 아이가 어느 정도까지 좋아하고, 어느 이상이 되면 회피하려 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뇌학회 서유헌(서울대 의대 교수·약리학) 회장은 “아이와 눈높이에 맞춰 바닥에 같이 앉아 아이가 이끄는 대로 따르는 것이 가장 좋은 놀이”라고 설명했다.

3세까지는 뇌의 기본 골격이 형성되며 신경세포끼리 연결회로가 만들어지는 시기로 정교한 장난감보다는 주위의 사물을 이용해 만들고 그리기, 흉내내기, 역할놀이, 공놀이, 악기놀이 등이 도움이 된다.

1세 미만의 아이들에게는 쌓기놀이도 좋은데 아이가 하나라도 잘 올려놓으면 엄마가 듬뿍 칭찬을 해줘야 한다. 얼른 보기에 너무 쉽지만 아이에게는 온갖 감각을 집중해야 하나를 쌓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4∼6세는 종합적인 사고와 인간성 도덕성 등이 발달하는 시기다. 정서적으로 격려해주고 무리한 일을 억지로 시키지 말아야 한다.

이 시기에는 부모와 아이가 많은 대화를 나누며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해주면 아이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준다.

박물관, 동물원 등을 방문해 호기심을 키워주거나 규칙이 있는 놀이를 통해 타인과 함께 사는 법을 가르치는 게 바람직하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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