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코스닥기업 경영도 손대볼까”

  • 입력 2005년 4월 17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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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코스닥 등록 기업에 대해서도 잇달아 경영 참여를 선언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세피난처인 케이먼 군도에 등록돼 있는 AIG아시안오퍼튜너티펀드(AOF)는 15일 화장품 회사인 에이블씨엔씨에 대해 경영참여 의사가 있다고 보고했다.

이는 경영참여 목적으로 특정 회사의 지분을 5% 이상 사들이면 금감원에 신고하도록 하는 ‘5% 룰’에 따른 것이다.

에이블씨엔씨의 지분 9.16%를 갖고 있는 AOF는 보고서에서 △이사 및 감사 선임이나 해임 △영업 및 자산의 양수나 양도 등에 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이블씨엔씨는 저가 화장품 돌풍을 일으킨 ‘미샤’를 제조 판매하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 1114억 원으로 화장품 업계 4위에 올랐으며 최근 호주 홍콩 싱가포르 등에도 진출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서영필(徐詠筆) 사장 등 대주주가 지분의 40%가량을 갖고 있어 적대적 인수합병(M&A) 우려는 없지만 AOF의 지분 매입 추이를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계 회사인 아머캐피탈파트너즈는 12일 금감원에 낸 보고서에서 국내 최대 학원 프랜차이즈 업체인 이루넷의 자본금 변경이나 배당 결정 등에 개입하겠다고 공개했다.

이루넷은 대입학원인 종로학원이 설립한 업체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한 학원 사업을 하고 있다. 아머캐피탈파트너즈는 이루넷의 지분 6.67%를 보유하고 있다.

영국계 사모펀드인 헤르메스 펜숀즈매니지먼트도 이달 초 솔본(옛 새롬기술) 주식 8.62%를 갖고 있는 목적에 대해 ‘경영 참여’라고 공시(公示)했다.

이 펀드는 거래소 상장 업체인 한솔제지와 현대산업개발 등에 대해서도 경영참여 목적으로 주식을 갖고 있다.

이 펀드 측은 “투자 대상 기업의 가치를 증대시킬 의도로 여러 가지 제안을 한다”며 “현재로선 솔본의 대표와 협의할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대화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들의 경영참여 선언은 즉각적인 M&A보다는 투자 대상 기업에 높은 수준의 배당을 요구할 근거 등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코스닥 등록 기업에 대한 외국인들의 경영 참여 의사
외국인 투자가코스닥 기업지분경영 참여 방법
AIG아시안오퍼튜너티펀드에이블씨엔씨9.16%이사 및 감사 선임이나 해임, 영업 및 자산의 양수나 양도 등.
아머캐피탈파트너즈이루넷6.67%자본금 변경이나 배당 결정 등.
헤르메스 펜숀즈매니지먼트솔본8.62%기업 가치 증진을 위해 대표에게 여러 제안.
자료:금융감독원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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