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69세 청년’ 서상문 씨의 271顚 272起

  • 입력 2005년 4월 15일 21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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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주시 순흥면에 사는 69세의 서상문 씨는 272번째 도전 끝에 운전면허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서 씨는 남은 실기시험을 통과하면 자동차를 사서 집수리일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서 씨의 집념과 성공은 개인의 ‘인간승리’라는 의미 말고도 우리에게 메시지를 준다. 생업에 필요한 자격증을 얻기 위해 나이를 잊고 도전에 도전을 거듭한 서 씨의 ‘청년정신’과 ‘자구(自救)의지’는 눈앞에 닥치고 있는 초고령사회의 해법을 제시한다.

65세 이상의 인구비율이 7% 이상∼14% 미만인 사회를 고령화사회, 14% 이상∼20% 미만을 고령사회, 20% 이상을 초고령사회로 부른다. 이미 고령화사회에 들어선 우리나라는 2019년에는 고령사회,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교될 외국이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다. 평균수명 연장과 점점 낮아지는 퇴직연령도 노인문제의 현실감을 키우고 있다.

지금도 심각한 노인문제는 고령사회나 초고령사회가 되면 과중한 부양책임에서 오는 가족해체, 연금부담액과 수령액의 차이에서 오는 세대간 갈등, 국가의 복지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 노동력 감소에 따른 국제경제력 저하 등 숱한 문제를 파생시킬 것이 틀림없다. 고령인구를 돌보는 데 써야 할 국민연금은 벌써부터 고갈이 우려돼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의 문제로 떠올랐다. 서 씨의 도전정신에 주목하는 이유는 ‘내 삶은 내가 책임지겠다’는 자세야말로 앞서 말한 여러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처방이기 때문이다.

노인복지문제에 국가가 손을 놓고 있으라는 말이 아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어쩔 수 없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나 계층은 나라가 돌봐줘야 한다. 그러나 복지와 분배 문제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책임이 대전제가 돼야 한다. 그것이 자본주의 시장경제다. 신용불량자나 빈곤층, 노숙자 문제도 같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멀쩡한 사람이 국가만 쳐다봐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 ‘고령사회에 대처하는 바람직한 모델’을 보여 준 서 씨를 본받아야 한다. 그것이 개인도 살고 국가도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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