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서울고검장 취임…“인권핑계 정의실현 회피 용납못해”

  • 입력 2005년 4월 8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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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의 부산고검장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안대희(安大熙·사진) 신임 서울고검장이 8일 “인권과 친절을 핑계로 정의 실현을 폄훼하거나 회피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고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다.

안 고검장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시절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대중적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인물. 그런 만큼 그의 발언 배경과 의미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안 고검장은 “정의를 추구하는 검찰권 행사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자”면서 “악(惡)이 선(善)을 넘나들 수 없도록 끝까지 진실을 찾아 사회정의를 바로잡자”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검찰이 (정의 실현이라는) 적극적인 가치 추구를 회피한 채 무사안일과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한다면 존재 가치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발언은 김승규(金昇圭) 법무부 장관이나 신임 김종빈(金鍾彬) 검찰총장 등의 ‘인권 존중’ 수사 방침과 다른 맥락으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해 안 고검장은 취임식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전임, 신임 총장께서 말씀하신 것과 똑같은 내용”이라고 설명했으나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는 ‘인권과 친절도 더 없이 중요한 가치’라고 전제했지만 이날 발언은 최근 검찰이 처한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의 검찰에 대한 견제와 검찰 내부의 무기력한 분위기 등을 동시에 겨냥한 발언이라는 시각이 많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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