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고르고 나서]희망을 기다리며… 送舊迎新!

  • 입력 2003년 12월 26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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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한반도에 살아도 각자가 느끼는 시공간 감각은 사뭇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한국사회를 ‘탈(脫)근대사회’라 구분하는데 또 다른 사람은 ‘봉건잔재조차 해소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서로가 가진 다른 시공간 감각은 때로 충돌을 낳습니다. 내 우물 안에서 본 하늘이 전부라고 주장하다 보니 다른 우물의 사람과 소통이 이루어질 리 없습니다.

유럽의 대표적인 인문사회과학자 24명이 앙케트 방식으로 서술한 ‘당신은 어떤 세계에 살고 있는가’(B1면)는 현대사회의 다면적인 얼굴을 발견하게 해 줍니다. 사회의 어느 한 면만이 ‘본질’이라고 말할 수 없는 시대에 살게 된 현대인. 이제 자아와 세계의 ‘분열’은 받아들여야 할 엄연한 일상입니다.

더 이상 허리띠를 졸라맬 여지도 없을 때 사람들은 시간을 저축하는 모양입니다. 새벽 시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자기계발을 하거나 삶을 바꾼 시(時)테크 성공비결 책들(B2면)이 요즘 실용서 부문의 인기 아이템입니다. 한국에 앞서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했던 일본인들이 저자라는 사실이 더 눈길을 끕니다.

어떤 희망도 쉽게 기약하기 어려운 어수선한 세밑. 그러나 작가 신경숙은 “우리는 무엇을 기다리는지 모르는 그때조차도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생은 기다리는 순간들이 쌓여서 완성되는 것이므로…. 송구영신(送舊迎新)!

책의향기팀 b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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