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경제인協 회장선출 대구-서울세력 또 대립

  • 입력 2003년 12월 24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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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경제인협회(여경협)가 차기 회장 선출을 놓고 끝 모를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이영숙 여경협 회장은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연합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제4대) 회장으로 정명금 대구경북지회장(55·대구중앙청과 대표)이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상대후보인 이민재 서울지회장(57·서울 광림무역상사 대표) 지지 세력은 선거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며 재투표를 주장하고 나섰다.

여경협은 18일 열린 선거에서 정 후보가 79표를 얻어 70표를 얻은 이 후보를 앞섰으나 선거 과정의 공정성 시비가 일자 선거관리위원장이 선거무효를 선언했다.

이영숙 회장은 “22일 선거관리위원회 회의에서 선거 과정 녹화테이프를 검증한 결과 이 후보측이 주장한 투개표 과정의 절차적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선거 결과에 따라 정씨가 내년 1월 1일부터 회장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지회 소속 정기자씨는 “선거관리위원장의 당선 발표가 없는 상황에서 이 회장이 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선관위원장의 개표 지시 없이 임의로 투표함을 개봉함으로써 이 후보를 지지하는 대의원이 투표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는 것.

이에 따라 이 후보 지지 세력은 예정대로 29일 재투표를 강행할 방침이다.

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여경협이 이처럼 내홍을 겪는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2년 전 선거에서도 회장 당선을 둘러싸고 법정소송을 벌이는 등 분란을 겪었다.

여경협 소속의 한 회원은 “여경협 회장은 정치 입문의 교두보이자 소속 지회의 이권을 대변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면서 “정부의 도움을 받는 법정단체가 선거 때마다 집안싸움을 벌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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