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게걸음…전문가 “지금 살때” 추천 잇달아

  • 입력 2003년 12월 23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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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달 5일 올해 들어 처음 800을 넘어선 뒤 여전히 800선 초반대에 머물러 있고 코스닥지수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증시가 이처럼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은 LG카드로 촉발된 카드사 유동성 위기와 함께 삼성전자 등 기술주들이 힘을 못 쓰고 있기 때문.

하지만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기술주들이 내년 초 실적 개선을 통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것이라며 지금의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권고한다.

▽약세 면치 못하는 기술주=국내 증시는 기초 소재주와 경기 관련 소비주인 철강 화학 자동차 유통업종이 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주도하는 반면, 정보기술(IT) 금융업종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2월 들어 22일 현재 거래소 시장의 업종별 등락률을 보면 유통(13.6%), 철강(10.5%), 화학업종(7.6%) 등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전기전자업종은 ―3.4%로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미국 시장에서도 기술주들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상승 흐름을 타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000선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

▽조정을 매수 기회로=이처럼 국내외 증시에서 기술주들이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데도 전문가들의 매수추천은 잇따르고 있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위원은 “당분간 카드사 문제로 인해 주가가 하향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IT주에 대한 매수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IT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계속 상향조정되고 있어 올 4·4분기(10∼12월) 실적이 발표되는 내년 1월 중순부터 미국 및 한국의 IT기업의 주가가 한 단계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

김 연구위원은 “미국 증시가 IT 회복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인다면 국내 증시에서도 그동안 조정을 받아온 IT주의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위원도 “IT분야는 일단 실적이 개선되면 다른 어떤 업종보다도 상승세가 강하다”며 “IT종목에 대한 조정을 적절한 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술주들의 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점치는 분석도 있다.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위원은 “미국 증시에서도 IT업종의 모멘텀 약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D램 가격의 하락세를 보더라도 IT업종의 약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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