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포화상태"

  • 입력 2003년 12월 21일 14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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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등 유·무선 통신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 더 이상 뚜렷한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음성 및 데이터 통신 위주의 기존 통신업체들이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때 내놓지 못하고, 경기 불황 지속으로 수요도 늘지 않을 경우 통신업종 전체가 정체(停滯)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최근 발표한 '통신 서비스 시장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향후 통신서비스 시장은 데이터와 무선 위주의 신기술을 이용하거나 다양한 기능이 융합된 고부가가치 서비스 위주로 재편해야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KISDI에 따르면 KT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시내전화서비스는 7월부터 가입자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경기 불황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인지, 휴대전화 보급으로 인한 결과인지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요금재조정 및 부가서비스 개발 등의 노력이 없으면 감소세는 계속 될 것이라는 게 KISDI의 지적.

이동통신서비스는 작년 12월 기준 가입자가 3234만2000명이 된 뒤 가입자 증가율이 계속 줄고 있다. 고속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3세대 비동기식 IMT-2000(W-CDMA)서비스가 수요를 진작시킬 것으로 기대됐으나, 기존 2세대 망에 3세대 기술을 적용시킨 2.5세대 서비스(cdma2000-1x EV-DO)의 만족도가 높아 3세대로 이동이 더딜 것이라는 분석이다.

99년 이후 초고속 성장을 해 온 초고속인터넷의 경우 올해 일정 수준의 포화상태에 도달했으며 앞으로는 5%선에서 성장률이 그칠 전망. KT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 기간통신사업자 외에 부가통신사업자인 전국 32개 지역방송사업자(SO·RO)들이 싼 이용료를 무기로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 내년에는 한정된 성장률을 놓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치열한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KISDI 이홍재 연구위원(경제학 박사)은 "도시 가구의 분기당 통신비 지출도 1995년 분기당 2만7000원에서 2002년 11만1000원으로 늘어나 통신비 자체가 한계에 이르렀다"며 "소비자가 미처 알지 못하는 새로운 욕구를 충족시키고, 타 산업과 융합을 통한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를 창출해야 통신시장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선전화의 경우 전화를 이용한 영어학습 및 통화연결음 등 지능망 서비스 본격화 △이동전화 및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은 무선인터넷의 비싼 요금, 유선인터넷의 거리 제한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2.3GHz 휴대인터넷과 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위성DMB사업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해야 할 시점이 내년이라는 지적이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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