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재건사업, 텍사스 - 워싱턴 - 중동 ‘3각 인맥’

  • 입력 2003년 12월 12일 19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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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와 워싱턴 그리고 중동을 잇는 ‘삼각 연줄’.

파이낸셜 타임스는 12일 이라크 재건사업과 관련된 미국 내 인맥을 소개했다.

핵심 인물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동생인 닐 부시, 시리아계 미국인으로 중동 지도자들과 탄탄한 인맥을 갖고 있는 자말 대니얼, 미 공군 장교 출신인 존 하우랜드 등 3인.

이들의 고리는 텍사스주 휴스턴의 금융회사인 크레스트 인베스트먼트사다. 대니얼씨와 닐씨는 이 회사의 공동 회장, 하우랜드씨는 임원을 맡고 있다. 이들은 크레스트의 자회사인 실버맷에서도 나란히 이사회 멤버를 맡았다.

대니얼씨는 시리아와 이라크의 고위직과 친분이 두텁다. 후에 이라크 외무장관이 된 타리크 아지즈가 종종 대니얼씨의 집에 놀러왔을 정도. 대니얼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나왔으며 1980년대 후반 선거운동을 도우며 부시 일가와 관계를 맺었다. 그는 사우디 카타르 시리아 예멘 레바논 등 적어도 중동 지역의 5개 국가 지도자들과 긴밀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닐씨가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하우랜드씨는 텍사스에 본사를 둔 곡물 수출회사 아메리칸 라이스의 회장을 맡으며 1980년대 후반 대니얼씨를 만났다. 회사가 주로 중동 지역에 수출을 했기 때문.

하우랜드씨와 대니얼씨는 올여름 이라크 재건사업과 관련한 컨설팅 회사 ‘뉴브리지 스트래티지’를 차렸다. 뉴브리지의 임원 및 이사진에는 부시 일가와 연줄을 자랑하는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뉴브리지의 조 앨보 회장은 2000년 미국 대선에서 부시 선거진영의 참모로 활동했고, 올 3월까지 연방재난관리청장을 지냈다. 부회장인 에드 로저스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 이사인 래니 그리피스는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국제업무 보좌관이었다.

이사직에서 물러난 핼리 바버도 2000년 대선 때 부시 진영의 참모였고 공화당 전국위원회 회장을 지냈다. 바버씨는 하우랜드씨와 대니얼씨가 워싱턴 정가와 탄탄한 인맥을 맺을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뉴브리지는 미국과 영국의 전직 정보원들이 만든 보안회사 ‘딜리전스’가 이라크에 진출하도록 도왔다. 이 대가로 ‘딜리전스 이라크’의 일부 지분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기업들이 이라크에서 사업을 할 수 있게 다리를 놓고 있다. 딜리전스의 회장인 리처드 버트는 주독일 미 대사를 지냈으며 현재 뉴브리지의 이사도 맡고 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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