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시스템 벗어난 정치공세 안돼”

  • 입력 2003년 12월 7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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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6일 오전 청와대에서 임시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국회가 재의결한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법안을 공포했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은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2명의 특검후보를 추천받은 뒤 늦어도 20일까지 그 중 1명을 특검에 임명한다.

노 대통령은 특검법 공포안을 통과시킨 뒤 “헌법정신이 정한 시스템에 의해 국정을 운영하면 되는데 단식이나 국회 등원 거부 같은 문제로 인해 특검법 처리 절차가 늦어지고 국정이 마비됐다”며 “언제든지 국회와 진솔하게 대화하고 협력할 생각을 갖고 있지만 시스템을 벗어난 정치공세에는 타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최근 정국과 관련해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 식의 주도권 다툼으로 표현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의견이 달랐을 뿐”이라면서 “민주사회에서 의견은 충분히 다를 수 있고 이를 시스템에 의해 합치시키고 해결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강금실(康錦實)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고건(高建) 국무총리가 “진행 중인 검찰 수사는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특검 수사 전까지 계속 검찰 수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했다. 이달 말경 특검 수사팀이 공식 출범할 때까지 대통령 측근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발언이었다.

이날 특검법 공포안은 법제처의 제안 설명으로 안건이 상정된 지 3분 만에 국무위원들의 의견 개진 없이 원안대로 의결됐다.

한편 노 대통령은 국민일보 창간 15주년 기념 인터뷰(8일자)에서 강금원(姜錦遠) 부산 창신섬유 회장 등 측근들이 구속된 데 대해 “허물이 없는데 비난이 있겠느냐”면서도 “보기에 따라서는 대통령과 가깝지 않았더라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 대통령과 가깝다는 것 때문에 문제가 되고 수난을 겪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며 서운한 감정을 내비쳤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 된 것도 운명이고 새로운 정치를 위한 변화의 시대에 나와 내 주변사람들의 허물이 있어 부끄럽지만 고난과 고통을 제물로 바치는 심정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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