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공사 100일]철거 한달 앞당겨 완료

  • 입력 2003년 10월 6일 18시 50분


코멘트
6일 청계천 문화재 발굴조사 착수에 앞서 서울시와 건설공사 관계자들이 이날 오전 서울 청계천 홍보관 앞에서 개토제를 올리고 있다. -권주훈기자
6일 청계천 문화재 발굴조사 착수에 앞서 서울시와 건설공사 관계자들이 이날 오전 서울 청계천 홍보관 앞에서 개토제를 올리고 있다. -권주훈기자
“이렇게 넓은 곳인 줄 예전엔 몰랐어요.”

서울의 청계고가도로가 완전히 철거된 지금 공사장 주변을 지나는 시민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시야가 확 트이면서 파란 가을하늘이 훤히 드러나 고가도로가 있었던 곳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8일로 착공 100일째를 맞는 청계천 복원 공사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교통 흐름도 큰 문제는 없는 상황. 6일 현재 도로 바닥을 뜯어내고 하천을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며 문화재 발굴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공사 진행 상황=청계고가도로가 공사 두 달 만에 철거된 데 이어 삼일고가도로(삼일빌딩∼남산1호터널)도 예정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5일 완전히 철거됐다.

1공구(동아일보사 앞∼광장시장)와 2공구(광장시장∼난계로)에서는 복개도로를 뜯어내기 위한 준비작업이 진행 중이다. 복개도로를 뜯어내기 전 도로에 구멍을 내고 지반을 보강하기 위한 쇠파이프를 박는 작업이다. 또 인도를 정비하는 공사도 진행되고 있다.

공사 진척이 가장 빠른 3공구(난계로∼신답철교)는 청계천을 덮고 있던 복개도로를 상당부분 걷어냈으며 현재 하천 양안의 도로를 정비하는 중이다.

시는 내년 하반기까지 단계적으로 복개도로 철거를 마치고 교량 건설과 유지용수 공급시설 공사, 저수로 공사, 조경 및 부대시설 공사 등을 거쳐 2005년 9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문화재 발굴 시작=6일 오전 11시 청계2가 청계천 홍보관 앞에서는 ‘개토제(開土祭)’가 열렸다. 개토제는 땅을 파기 전 토신(土神)에게 무사고를 기원하며 올리는 제사. 청계천 밑바닥에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유물을 찾아내는 발굴 조사가 이날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유물조사는 장통교, 수표교 등 옛 다리 7곳과 퇴적층 6곳을 대상으로 11월 말까지 계속되며 공사는 발굴에 지장이 없는 곳 위주로 진행될 예정.

공사 전부터 원형 복원을 주장하는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와 서울시간의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광교와 수표교는 현재 안전진단을 받는 중. 안전진단 후 11월 말 시 문화재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최종 복원 여부가 연내 결정될 전망이다.

▽교통 상황=오전 7∼9시 출근시간대의 도심 통행차량 평균시속은 7월 20.1km, 8월 19.7km, 9월 19.3km로 청계천 복원 공사 착공 이전인 6월의 20.3km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막히는 길은 왕산로 마장로 흥인문로 삼일로 등.

그러나 퇴근길의 경우 6월 15.2km, 7월 12.6km, 8월 14km, 9월 11.7km로 속도가 감소했다. 특히 제기로 흥인문로 왕십리길 종로가 저녁시간 내내 꽉 막히고 종로∼청량리 구간은 평일 오후 10시가 넘어도 정체가 풀리지 않는다.

서울시는 교통량 감소를 위해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주중 하루씩 승용차 운행을 하지 않는 자율요일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등록된 차량이 137만대인 데 반해 스티커 부착률은 60%에 그치는 등 아직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상인 표정=24시간 바쁘게 돌아가던 청계천 상가지역은 착공 이후 손님들이 뚝 끊기면서 한산해졌다. 상인들은 겉으로는 평온한 모습이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는 송파구 장지동 일대에 15만평 규모의 청계천 상인 이주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지만 상인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청계천3가에서 산업안전용품을 판매하는 임현수씨(29)는 “변두리로 옮겨가면 손님이 끊어질 가능성이 크고 연관 업종이 많아 모두 옮겨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청계천 복원공사 남은 일정
도로정비 및 기존 구조물 보강2003년 9월∼2004년 2월
복개도로와 구조물 철거2003년 8월∼2004년 12월
교량공사2003년 10월∼2005년 3월
유지용수공사2004년 3월∼2005년 4월
조경공사2004년 6월∼2005년 9월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정양환기자 r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