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명광고]“비싼 인형 사지말고 값싼 진짜 보러와요”

  • 입력 2003년 10월 6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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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 가면 전 종종 착각에 빠집니다.

난 분명히 동물들을 보기 위해 동물원에 왔지만 그들의 편안한 자세와 귀찮은 듯한 시선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이 마치 우리를 구경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동물들이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이라면 동물들도 참 할 말이 많겠지요.

세계적 광고회사인 서치&서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현지법인이 만들어 6월 칸 국제광고제에서 상을 받은 ‘부에노스아이레스 동물원’ 광고. 살아있는 곰을 보는데 드는 돈이 인형 곰의 4분의 1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비교기법으로 처리해 관심을 끌었다. 사진제공 TBWA

사자:어이, 저 친구는 아들하고 또 왔네. 참 좋은 아빠야∼.

곰:잠 좀 자려고 했더니, 쟤들은 왜 이리 떠들어….

코끼리:과자 주던 친구 또 왔네. 반가워∼.

원숭이:저 인간, 참 인간치곤 특이하게 생기지 않았어?

이렇게 바꿔서 생각해 보는 것도 광고 만드는 사람들의 재미 가운데 하나랍니다.

세상에는 실제 동물들이 있는 동물원과 동물을 닮은 인형을 파는 가게가 있습니다.

근데 가격을 살펴보면 동물들이 정말 열받겠지요.

자신들을 닮은 모조품들이 더 좋은 대우를 받는다니…. 동물들이 말을 못해서 그렇지 따지기 시작하면 다시 아프리카나 북극으로 돌아가고 싶을 겁니다.

그런 동물들의 마음을 읽어 준 광고가 ‘부에노스아이레스 동물원’ 광고입니다.

“야, 너희 인간들 생각해 봐라. 실제 나를 볼래, 아니면 나를 닮은 모조품을 볼래? 너희들은 해외명품도 가짜라면 바로 무시하잖아. 진짜를 정말 보고 싶다면 우리 동물원으로 와. 가격도 우리 동물원이 엄청 싸잖아”라고 북극곰이 사람들에게 말하고 있는듯 합니다.

‘최근에 언제 동물원에 가보셨는지요?’

전 이 광고를 보고 ‘조만간 동물원에 꼭 가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왠지 흐뭇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광고입니다.

당신은 어떠신지요? 이번 주말엔 아이와 동물원에 가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류재하 TBWA 카피라이터jaeha.yu@tbwa-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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