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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범방지인가" "이중처벌인가" 보호감호제 존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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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범방지인가" "이중처벌인가" 보호감호제 존폐 논란

입력 2003-07-30 18:42수정 2009-09-28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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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전두환(全斗煥) 정권 출범 당시 상습범들의 재범 방지를 위해 실시한 보호감호제의 존폐 여부를 둘러싸고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인권운동사랑방 등 인권단체들이 지난달 보호감호 처분의 위헌성을 지적하며 헌법소원을 낸 데 이어 대한변호사협회는 30일 보호감호제 폐지를 뼈대로 한 의견서를 법무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91년부터 2001년까지 3차례에 걸친 헌법소원에서 합헌 결정을 고수하고 있으며, 법무부 역시 운영상의 문제점은 개선해야 하겠지만 보호감호제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존폐를 둘러싼 논쟁=인권운동사랑방, 천주교인권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사회보호법 폐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와 변협 등은 보호감호처분이 ‘이중처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범죄에 상응하는 형벌을 받은 이후에 재범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또 다시 구금되는 것은 명백한 이중처벌로 ‘이중처벌 금지’를 규정한 헌법 위반이라는 것. 또 우리나라 형법은 누범에 대한 가중처벌을 가능토록 규정하고 있어 형기를 마친 뒤 보호감호를 하는 것보다 형벌제도를 강화해 행형과 보호감호제도를 일원화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나아가 보호감호소의 설립 목적인 재(再)사회화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이의 근거로 보호감호소 출소자들의 재범률(94∼96년)이 무려 33.5%로 교도소 출소자의 23.7%보다 훨씬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헌재와 법무부는 보호감호제는 헌법에 근거한 제도로서 흉악범과 상습범들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라는 입장이다. 또 이중처벌 논란 역시 형벌은 기존의 범죄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고 보호감호제는 장래에 일어날 수 있는 범죄로부터 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이중처벌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보호감호소가 교도소보다 더 사회와 격리돼 있고 사회 적응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 등이 열악해 재사회화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 앞으로 시설과 처우 등을 대폭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실태와 문제점=올 6월말 현재 청송1, 2보호감호소에 감호 중인 피감호자는 1627명. 절도범이 1200여명으로 가장 많고 강도(200여명), 폭력(90여명) 사기 순이다.

피감호자들이 주장하는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형기를 채웠으나 일반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사회방위’ 차원에서 격리 수용됐는데도 일반 교도소 재소자들과 처우가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

이들은 교도소의 재소자들과 식사 등 처우는 비슷하지만 감호소 쪽에 흠이 잡히면 가출소가 늦어지기 때문에 수용생활에 있어 심리적 압박감은 더 크다고 입을 모은다.

또 이들의 사회 적응을 위한 시설과 교육프로그램도 교도소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피감호자에게는 교도소 수형자와 마찬가지로 검정고시 과정이 있는데, 도심 근교에 위치한 교도소의 경우 자원봉사 형태로 외부 강사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반면 감호소는 외부 강사들의 협력을 받을 수 없다.

작업의 경우 수형자에게는 외부 통근작업의 기회가 주어지고 있으나 감호소의 경우 지리적 여건으로 통근작업이 불가능한 상태.

이들의 노동에 대한 대가도 출소 이후 사회 정착에 턱없이 모자란다는 게 출소자들의 주장. 이들은 등급에 따라 하루 1400원에서 5800원까지의 근로보상금을 받는데 법정 최저임금의 1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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