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 女장교 "여자 아닌 군인으로 대처"

  • 입력 2003년 7월 29일 20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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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내가 스스로를 '여자'라고만 생각했다면 성추행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군인'이라고 생각했기에 대응한 것이다”

29일 육군 당국이 밝힌 휴전선 공병부대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인 여성장교 A대위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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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위는 자신이 가해자인 사병에 가혹행위를 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 공개된 장소에서 얼차려를 주면서 주위에 있던 나무 막대기로 몇번 때렸을 뿐”이라며 '각목 구타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또 ‘B병장의 하반신을 땅에 묻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하반신을 완전히 묻을 정도로 구덩이를 파는 것은 꽤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며 부인했다.

그는 '여군들이 조직적인 구명운동을 펴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나도 신문을 통해 그 사실을 알았다. 과장된 보도다”고 일축하고 “그런 운동을 벌인다면 여군의 군대 내 입지가 오히려 축소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끝으로 A씨는 “대대장과 더 많은 얘길 하고 상급부대에 보고해서 (B병장이) 헌병대의 조사를 받았으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만약 다른 여군들이 이런 일을 겪게 된다면 두려워 말고 상관에게 보고하고, 해결이 안되면 그냥 무작정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라”고 충고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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