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대표 신병처리 ‘뜨거운 감자’]첫 체포동의안 제출되나

  • 입력 2003년 7월 17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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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시티 분양비리 사건과 관련, 검찰의 소환요구에 불응하고 있는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의 신병처리 문제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공당(公黨)의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가 국회에 제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정 대표가 18일 3차 소환에도 응하지 않을 경우 사전구속영장이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구인에 들어가겠다고 ‘최후통첩’을 해둔 상태. 그러나 정 대표는 여전히 당분간 출두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 대표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검찰 출두 시기에 관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때가 되면 자진해서 떳떳이 검찰에 나가겠다”며 “내일(18일) 주류-비주류가 참여하는 신당 관련 조정회의를 열겠다”고 말했다. 18일 소환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였다.

이낙연(李洛淵) 대표비서실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당과 국회의 현안을 해결하고 출두하려는 계획이나 그리 멀지 않은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의 분위기로 미뤄볼 때 정 대표에 대한 강제구인 절차가 임박했다는 게 당 안팎의 관측이다. 다만 국회 회기 중 불체포특권이 있는 현역의원을 체포 구속하기 위해선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법원이 법무부에 체포동의요구서를 송부하고, 법무부는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국회의장에게 보내도록 돼 있어 정 대표가 결심할 시간 여유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은 체포동의요구서 처리에 반대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한나라당은 다소 복잡하다.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는 “정 대표는 정말 선한 분”이라는 정도 외에는 말을 아끼고 있다. 민주당 박주선(朴柱宣) 의원과 함께 한나라당 박명환(朴明煥)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도 이미 국회에 계류 중이라 한나라당은 정 대표 체포동의안에 선뜻 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야가 이들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일괄 부결시킨 뒤 31일 임시국회가 끝나면 곧 이어 8월 임시국회를 소집, ‘여야 합의의 방탄국회’를 연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정 대표가 조기에 검찰 출두를 결단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한 측근은 “검찰이 정 대표가 굿모닝시티측으로부터 받은 4억2000만원을 뇌물로 예단하고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출두는 곧 구속”이라며 “변호사들도 이 점을 들어 출두에 신중을 기하라고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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