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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리포트]'오프라의 마력'…책 추천 1년만에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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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리포트]'오프라의 마력'…책 추천 1년만에 재개

입력 2003-07-17 17:55수정 2009-10-1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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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토크쇼에서 '에덴의 동쪽'을 들어보이고 있는 오프라 윈프리. 1년여의 공백끝에 책 추천을 다시 시작하며 이 책을 고른 이유에 대해 윈프리는 '가장 미국적이어서' 라고 말했다. -AP연합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존 스타인벡(1902∼1968)의 ‘에덴의 동쪽’은 51년 전인 1952년에 세상에 나온 소설이다. 그 해에 베스트셀러 3위까지 올랐다. 서점에서도 고전으로 분류된 지 오래된 책이다. 제임스 딘의 반항적인 눈매가 인상적이었던 같은 이름의 영화가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것도 이미 수 십 년 전의 일이다.

미국에서 매년 4만부 정도 나가던 이 소설책이 올 여름 갑자기 날개를 달았다. 6월 하순부터 3주 동안 81만3000부가 팔렸다. 하루에 1년치 판매량인 4만부가 나간 셈이다. 이 책의 출판사인 펭귄은 이 기간 중 7쇄, 총 130만부를 급히 찍느라 소동을 벌였고 주머니에 들어가는 크기의 페이퍼백으로 하드커버보다 싼 16달러짜리가 서점에 쫙 깔렸다. 이 책 속에 7월초 발표된 3100억원짜리 파워볼 복권의 번호라도 들어있단 말인가.

펭귄출판사측은 ‘책 소동’ 이유를 ‘오프라의 힘’이라고 표현했다. 소동의 뒤에는 오프라 윈프리가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1996년부터 작년 4월까지 46권의 책을 TV에서 소개해 대부분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다. 그러다 지난해 “요즘 책들을 따라가며 읽을 시간도 없고 감동적인 책을 만나기도 어렵다”면서 이 작업을 중단했다. 책이 소개된 작가로부터 “‘오프라 쇼’에서 추천되면 교양 있는 독자들이 오히려 꺼려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아 책 소개를 그만두었다는 말도 있었다. 그러다가 1년여 만인 6월18일 그녀가 다시 책을 들고 나타났다. 손에는 바로 ‘에덴의 동쪽’이 들려있었다.

“작년에 추천을 그만두면서 ‘감동적인 책을 발견하면 다시 하겠다’고 했죠. 이것은 대단한 책입니다. 나는 (작년 여름에) 이 책을 처음 읽고서 친구들에게 권했어요. 우리 모두 우리가 읽은 책 가운데 최고라고 생각한답니다.”

오프라는 ‘여름에 읽기에 안성맞춤’이라며 “내가 보장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타인벡의 소설로 미국에서 더 인기를 끄는 ‘분노의 포도’보다 이 책이 더 좋다는 평가까지 곁들였다. ‘가장 미국적인 소설’이라는 것이 추천 이유의 하나다.

방송이 나가고 몇 시간 만에 ‘에덴의 동쪽’은 아마존닷컴의 베스트셀러 2위로 치솟았다. 다음날 오전엔 해리포터 시리즈 5권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의 뒤를 따라 달렸고 한동안 기세 좋게 나가던 힐러리 클린턴의 백악관 생활 회고록 ‘살아있는 역사’는 이 바람에 순위가 밀렸다. ‘에덴의 동쪽’은 7월초 현재 (캐서린 헵번의 전기 ‘캐티를 기억하며’ 시판 전) USA투데이의 총괄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해리포터 시리즈 5권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애트킨스 박사의 ‘새로운 다이어트 혁명’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흑인 억만장자 쇼 진행자 오프라. 그녀는 TV 토크쇼를 이용해, 전파의 영향력을 활용해 자신의 시각을 광고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너무 솔직하고 너무 잘 웃고 화를 너무 잘 내는 사람이 오프라다. 성폭행 피해자를 스튜디오로 불러내 이야기를 나누다가 감정이 북받쳐 자신의 어릴 적 성폭행 경험을 털어놓고 피해자를 붙잡고 울어대 방청객과 시청자들까지 울렸던 오프라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의 학교 탐방을 부탁해도 쇼 진행 스케줄 때문에 시간을 낼 수 없다고 거절한 오프라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그녀는 힘들었던 어린 시절에도 아버지의 권유로 일주일에 책 한 권씩을 읽으면서 자랐다. “독서가 내 인생을 바꿨다”고 말할 만큼 방대한 양의 책을 읽었다. 그러니 하루 1400만 명의 CBS TV ‘오프라 쇼’ 시청자들과 한달 200만 명의 오프라닷컴(www.oprah.com) 방문자들은 오프라의 책 추천에 신뢰감을 느낀다. 이것이 ‘오프라의 힘’의 근원이 아닐까.

아마도 오프라의 힘은 올 가을 두 번째 책을 추천하기에 앞서 다음달 7∼10일 또 한번 확인될 것 같다. 매년 열리는 ‘스타인벡 축제’가 그 현장. 스타인벡의 고향이며 ‘에덴의 동쪽’의 무대이기도 한 캘리포니아 샐리나스 밸리에 올해는 사람 꽤나 몰릴 것 같다. ‘존 스타인벡 카운티’라는 별명이 붙은 샐리나스 밸리를 걸으며 사람들은 ‘에덴의 동쪽’의 카인과 아벨의 흔적을 찾고 아담과 그의 부인 캐시가 한 말들을 떠올릴 것이다.

이제 오프라의 꿈은 오프라닷컴의 북클럽 회원을 1000만명으로 늘리는 것. 7월 초까지 회원수는 13만 명 수준이다. 북클럽에 가입하자 오프라는 회원들에게 매주 보내는 e메일을 통해 “당신 동네의 북클럽에 가입해서 이 책을 읽고 토론하라”며 한여름의 독서를 권하고 또 권한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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