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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새만금사업 잠정중단 결정]1조5000억 '물거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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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새만금사업 잠정중단 결정]1조5000억 '물거품' 위기

입력 2003-07-15 18:39수정 2009-09-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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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국책사업인 새만금 간척사업이 중대한 기로(岐路)에 섰다. 서울행정법원이 15일 새만금 간척사업을 잠정 중단하라는 집행정지 결정을 내리면서 사업이 계속 이뤄질지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사업시행자인 농림부는 이날 법원 결정이 나온 직후 서울고등법원에 항고하는 등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공사가 완전히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번에 집행정지 결정을 내린 재판부는 새만금 사업의 전면중단을 요구하는 본안소송 재판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당국자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제논리와 환경논리가 첨예하게 부딪치면서 10여년간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새만금 사업. 만약 사업이 중단될 경우 경제적으로는 큰 손실이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이 사업에 들어간 돈만도 1조5000억원에 이른다.

▽중단 땐 관리비만 2500억원 이상=이번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은 민사소송의 가처분 신청과 비슷하다. 본안 판결이 있기까지 공사를 중단하라는 것이다.

현재 새만금 사업에 투입되는 하루 공사비는 작업일 기준 10억원 안팎. 이 가운데 공사 중단에 따른 손실액은 기자재 고정비용 등을 포함해 하루 5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법원이 사업 백지화 쪽으로 최종 판단을 내릴 경우에는 최소 25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게 농림부의 관측이다.

공사가 완전히 중단되면 기존 방조제가 물에 쓸려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보강 공사를 해야 한다. 그냥 방치할 경우 또 다른 환경재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또 배후 농지의 배수 체계도 다시 만들어줘야 한다. 여기에 드는 돈은 총 2500억원으로 추정된다.

보강 공사 이후에도 해일이나 태풍으로 방조제 밑단의 토석이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려면 매년 유지 관리비를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

▽수질오염 법적논쟁=이번에 법원이 집행정지 결정을 내린 근거는 새만금 간척지 안에 새로 만들어질 담수호가 수질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새만금 사업의 목적이 농지조성과 수자원 개발인데 농업용수로 쓰일 담수호의 수질이 4급수를 유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도일(崔燾一) 농림부 농촌개발국장은 “법원이 자료로 쓴 수질 기준은 1999년 환경부가 제출한 것”이라며 “그 이후 꾸준한 수질개선대책이 추진됐다는 점을 간과했다”고 반박했다.

농림부는 전주지방환경청의 조사자료에 근거해 올해 3월 새만금 현장으로 흘러드는 만경강과 동진강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이 모두 3급수 수준인 4.2ppm과 3.0ppm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방조제가 모두 완성되면 바다로 향하는 물길이 제한돼 담수호의 수질 악화는 피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환경운동연합의 박경애 간사는 “새만금 사업으로 갯벌이 사라져 오염물질을 정화할 곳이 없는 데다 만경강 상류의 축산폐수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이 없다”며 새만금 담수호가 제2의 시화호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다시 불거진 쟁점=환경단체들은 이번 법원 결정을 계기로 그간 논란이 돼 온 각종 쟁점이 다시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새만금 사업의 존립 근거였던 농지 확보는 이미 현실적인 설득력을 잃었다는 것. 매년 쌀 재고분을 처리하지 못해 막대한 관리비를 들이는 마당에 굳이 환경을 훼손해 가면서까지 농지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환경단체들은 주장한다.

갯벌 소멸로 인한 환경 파괴도 정부와 환경단체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대목. 정부는 방조제 앞에 새 갯벌이 형성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갯벌이 10m씩 앞으로 밀려나오기 위해서는 무려 2000여년이 걸린다고 반박한다.

이 밖에 갯벌과 농지의 경제적 가치나 공사 중단 이후의 대책도 풀리지 않는 갈등이다.

▽정치가 불러온 환경 논란=현 상황에서 공사중단이 바람직한가라는 평가와는 별도로 새만금 사업은 정부 안에서도 ‘정치적 단견(短見)이 낳은 모순덩어리’로 통한다.

새만금 사업은 33km의 방조제로 전북 부안군 대항리에서 신시도, 비응도까지를 연결해 2만8300ha의 농경지와 1만1800ha의 담수호 등 총 4만100ha를 개발한다는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1970년대 초부터 검토돼 오다 87년 대통령선거 때 노태우(盧泰愚) 후보가 전북 지역 민심을 얻기 위해 공약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사업은 91년 착수됐다.

방조제 건설에 1조9418억원, 새만금 내부개발에 1조3152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방조제 건설에만 1조6000억원이 들었다. 전체 방조제 가운데 2.7km만 미(未)완공 구간으로 남아 있다.

99년 갯벌 파괴와 수질악화 문제를 내세운 환경단체의 반대로 일시 중단됐다가 2001년 5월 재개됐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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