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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보니]김석태/이라크 복구사업 적극 참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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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보니]김석태/이라크 복구사업 적극 참여하자

입력 2003-07-11 18:01수정 2009-10-1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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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쿠웨이트를 중심으로 중동지역에서 20여년째 건설사업을 해 오고 있다. 6월 한 달간 이라크 현지의 친구를 찾고 건설사업 진출 분야를 모색하기 위해 그곳을 네 번이나 다녀왔다. 6월 23일에도 우리나라 제마부대와 서희부대가 활동하고 있는 나시리야를 거쳐 바그다드에 다녀왔다. 나시리야의 한국군들은 초기에는 에어컨도 없이 뜨거운 기후에 적응하느라 심하게 고생을 했지만, 지금은 에어컨과 한국식당이 생겨 형편이 나아진 듯했다.

이라크로 가는 길은 아직도 목숨이 왔다 갔다 할 만큼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미군들의 철저한 검문검색과 대규모 물량투입 작전에도 불구하고 저항세력의 산발적인 테러가 계속돼 미군들의 희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번 방문 때는 30m 앞에서 미군차량이 폭탄테러를 당해 미군 3명이 전사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지금까지 당시의 폭음과 처참한 현장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괴롭다.

바그다드에 들어가자마자, 우선 20년 지기인 친구 자말을 찾기 시작했다. 젊은 시절부터 맨땅에서 건설사업을 했기 때문에 이라크엔 친구들이 많다. 통신시설도 전기도 복구되지 않은 대도시에서 ‘서울에서 김씨 찾는 격’이었지만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만날 수 있었다. 자말은 필자를 만나자마자 우선 부둥켜안고 울기부터 했다. 자말의 어머니도 가세해 하염없이 울었다. 필자도 가슴이 메어 오지 않을 수 없었다.

이곳은 언론에 익히 알려진 대로 식수와 전기 공급이 가장 시급하다. 동아일보와 이라크난민돕기운동단체 등 국제구호단체들의 온정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워낙 지역도 넓고 사람도 많은 나라이기 때문에 구석구석 구호의 손길이 미치지는 못한 듯했다.

필자 같은 건설사업가나 한국 기업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곳 이라크는 기회의 땅이다. 이곳은 우리나라의 1960년대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폐허로 변한 도시들에서 농촌에 이르기까지 전후 복구사업을 벌여야 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신호등에서부터 도로표지판, 식수 정수문제, 낙후된 주거환경 등…. 물론 미국 영국 등의 건설 메이저들이 이미 선점해 이익을 노리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에까지 몫이 돌아올 사업 영역도 무한대에 가깝다.

가장 희망적인 분위기는 이라크 사람들에게 ‘한국인(Korean)’은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이미 도시에 돌아다니는 차량의 절반가량은 ‘초원식당’ ‘○○○교회’ 등 한글 그대로 쓰인 한국산 중고차들이다. 한국에서 왔다고 말하면 이곳 사람들은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방인 신분이라도 전혀 낯설지가 않다. 20, 30년 전 많은 중동 진출 건설근로자들이 이 열사(熱沙)의 나라에서 흘렸던 피와 땀의 대가라고 여겨진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할 일이 무한대로 많은 곳이지만 이들의 역사나 지리정보, 정서 등에 대한 이해는 아주 취약하다. 정부는 지금보다 더 많은 이라크 관련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이 신속히 복구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아울러 관련제도도 정비해 주길 바란다.

김석태 재 중동 건설사업가 kuwait-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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