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은 누구에게나 달갑지 않은 손님. 그러나 예술가를 찾아든 질병은 창조력에 특별한 힘을 부여하기도 한다. 이 책은 예술사의 천재들에게 찾아든 질병과, 그 아픔이 가져다준 창조력의 향상 및 쇠퇴를 조명한다.
화가 고흐와 작곡가 슈만이 광기 덕분에 작품에 특유한 광채를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은 알려진 사실. ‘바이올린의 귀신’으로 불렸던 파가니니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기교를 이뤄낸 것은 팔목이 자유롭게 꺾어지는 선천성 장애도 한몫을 했다.
물론 질병은 창조력에 방해요인으로 작용할 때가 더 많았다. 화가 뒤피가 류머티즘에 걸렸을 때 그린 그림에는 경직된 선들이 눈에 띈다. 호르몬 치료를 받고 난 뒤 그의 선들은 다시 자유롭게 살아났고, 그는 기쁜 나머지 꽃 그림 하나에 ‘코티손’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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