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철 대표 대선자금 발언 정치권 파문

  • 입력 2003년 7월 11일 13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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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는 11일 "지난해 대선 당시 윤씨로부터 받은 2억원 외에도 직접 받아 이상수(李相洙) 사무총장에게 넘겨준 대선자금이 10억원에 이르며 (민주당이) 유권자들의 돼지저금통이 아닌 기업체 등으로부터 받은 대선자금 규모는 200억원 가량"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힌 뒤 대선 잔금의 규모에 대해 "지난 1월 이상수 총장으로부터 보고 받을 때는 40억원인가 30억원인가 남았다고 했는데, 최근엔 10억원밖에 안 남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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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정 대표의 발언으로 굿모닝시티 분양비리사건으로 시작된 정치자금 논란이 여권의 대선자금 전반에 대한 의혹으로 번지면서 위법성 시비와 법적 책임논란이 빚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민주당은 선관위에 대선자금으로 274억원을 사용했으며 이중 돼지저금통으로 80억원을 모금했으며 국고보조금 124억원을 사용했다고 신고했다. 이에 따라 274억원 중 나머지 70억원을 모두 기업체 후원금으로 충당했다고 하더라도 130억원 이상을 신고하지 않고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 대표는 이에 앞서 의원총회 신상 발언을 통해 "굿모닝시티 대표 윤창렬(尹彰烈)씨로부터 받은 정치자금은 모두 4억2000만원이며, 대선때 받은 2억원 외에 지난해 대표경선 당시 2억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윤씨로부터 지난해 12월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2억원을 받아 당시 총무본부장이던 이상수 총장에게 직접 전달했다"며 "내 보좌관이 서울시지부 명의로 1억원, 내 후원회 명의로 5000만원씩 영수증 처리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머지 5000만원은 중앙당 (후원금으로) 회계 담당자에게 영수증 발급을 부탁했는데 알아보니 아직 안돼 있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표경선 때 받은 돈에 대해서는 "지난해 4월 집에서 윤씨로부터 2억원을 받아 경선 선대본부장이던 박정훈(朴正勳) 전 의원에게 직접 전달했고, 영수증 처리를 내 보좌관에게 당부했으나 영수증 처리가 안돼 있는 것을 최근 확인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와관련, "대표 경선 당시 (조달해) 박정훈 선대본부장에게 전달한 자금은 6억원 내지 7억원이지만 받은 금액이 후원금 모금한도액을 넘어 일부를 영수증 처리하지 못했다"며 "다른 경선후보들은 10억원 내지 20억원 정도 쓴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이날 정 대표의 발언은 "대선자금으로만 2억원을 받았다"는 당초 주장을 번복한 것이다.

그는 또 "2001년 10월23일 후원회비조로 1000만원, 2002년 4월1일 후원회 때 1천만원을 받았으나 윤 사장으로부터 어떤 청탁이나 요구도 받은 일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앞으로의 거취에 대해서는 "당과 동지들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인태(柳寅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선거자금에 대한 (야당의) 공격이 있을 수 있으나, 지난해 대선을 돼지저금통만으로 치렀다고 한 것은 아니다"며 "돼지저금통 외에 당 선거자금도 있었다는 것은 이미 공표한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진(朴振) 대변인은 "민주당은 그동안 유권자의 돼지 저금통으로 깨끗한 선거를 치렀다고 주장해왔으나 부정비리와 관련한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서민들의 소박한 꿈을 짓밟은 거액의 금품수수 의혹 전모에 대해 검찰이 철저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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