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인하 안팎]"경기부양에 얼마나 도움될까"

  • 입력 2003년 7월 10일 18시 06분


코멘트
한국은행이 부동산투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콜금리를 인하한 것은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콜금리 인하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효과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경기침체가 단순히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전 세계 주요국가의 문제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컨대 미국은 대규모 감세정책과 1%대 초저금리정책으로도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자 ‘달러 가치 하락’(달러화 약세)이라는 카드를 쓰고 있는 상황이다.

▽콜 금리 왜 인하했나=한은은 그동안 4%대 성장률을 한국경제의 마지노선으로 정해 왔다.

하지만 2·4분기 성장률이 1.9%로 떨어지면서 한은은 4%대 마지노선을 포기했다. 대규모 추가경정예산과 콜금리인하 등 경기부양대책이 시행돼도 올해 성장률은 3.1%에 그칠 것이라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이 같은 어려운 경제 상황을 감안해 한은 금융통화운영위원회는 콜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박승(朴昇) 총재는 “수출 호조세는 지속되고 있으나 생산 소비 투자 건설 등이 심각한 수준으로 침체돼 있어 금리 인하가 불가피했다”면서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이번 금리의 추가 인하로 어느 정도 성장률이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4%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의견을 냈다.

경기침체의 장기화를 막기 위해 동원 가능한 수단을 모두 쓰고 있는 셈이다.

▽경기부양 가져오나=한은은 콜금리 0.25%포인트 인하시 기업 및 가계 이자부담이 연 2조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또 증시부양에도 도움이 되고 원화강세 추세도 진정시키는 등 여러 모로 경기부양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또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정책을 쓰고 있어 중앙은행이 통화정책면에서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신인석(申仁錫)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금리인하의 경기부양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소비가 늘어날지도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반면 부동산 투기위험은 항상 존재한다는 것.

경제의 거품(버블)이 꺼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금리대책은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이를 쓰지 않는 상황이 왔다는 것.

한은은 콜금리를 인하하면서 부동산 투기 재연을 우려했다. 한은의 희망대로 400조원에 이르는 부동(浮動)자금이 증시로 유입된다면 다행이지만 부동산으로 흐르면 걷잡을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

박 총재는 “부동산시장이 현재 안정을 유지하고 있으나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부동산 투기 조짐이 다시 보이면 정부가 더욱 강력한 대책을 세우기로 협의된 상태”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의 2003년 경제전망
1·4분기2·4분기3·4분기4·4분기 연간
성장률 3.7 1.9 2.7 3.8 3.1
소비자물가상승률 4.1 3.4 3.3 3.1 3.5
경상수지(억달러) -17.2 22 5 10 20
자료:한국은행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