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거제 계룡산 일대 송전탑 건설 중단

  • 입력 2003년 7월 9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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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이 경남 거제시 일원에 전력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송전 철탑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나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들이 계룡산 통과를 저지하면서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거제산악회와 거제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8일 신현읍 사무소에서 100여명의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계룡산 송전 철탑 설치반대 및 거제 변전소 이전을 위한 범시민 연대협의회’를 구성한데 이어 한전 거제지점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협의회는 △계룡산 송전 철탑 건설 철회△송전선로의 지중 매설△시 중심인 신현읍 상동에 위치한 거제변전소의 외곽 이전 등을 촉구했다.

협의회는 “거제시의 주산(主山)이자 시민의 휴식처인 신현읍 계룡산(해발 560m)에 높이 40m의 철탑 8기를 세울 경우 대규모 산림훼손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송전선로의 노선 변경과 지중매설, 거제변전소의 이전이 관철될 때 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9일부터 15일까지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 정부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한전도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

거제시는 주민 반발이 거세지자 최근 한전에 대해 철탑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한전 창원전력관리처는 “노선을 바꿀 경우 산업자원부의 승인 등 절차를 밟는 데 시간이 걸리고 또 다른 민원으로 계획 기간인 2004년 4월까지 공사를 마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한전 관계자는 “거제지역의 아파트가 급격히 늘어나는 데다 대형 조선소 등에 원활하게 전기를 공급하려면 공사를 서둘러야 한다”며 “현재의 15만4000V 1개 선로만으로는 제한송전 사태가 우려돼 법원에 공사중지명령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서라도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전은 삼천포 화력발전소에서 고성과 통영을 거쳐 거제변전소에 이르는 구간에 15만4000V 용량의 송전선로 신설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통영 구간까지는 지난해 10월 공사를 마쳤으나 거제지역에 들어설 송전 철탑은 44기 가운데 16기만 세운 상태다.

거제=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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