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 충장-금남로 상권 무너진다

  • 입력 2003년 7월 7일 2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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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 최대 상권으로 꼽히던 충장로와 금남로가 옛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경기불황 여파로 빌딩마다 빈 사무실이 급증하고 ‘쇼핑 1번지’에는 장사가 안돼 ‘가격 할인’을 알리는 점포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유명 브랜드 매장은 보세 의류 잡화점으로 바뀌었고 지하상가에는 입주자가 없어 문을 닫는 점포가 속출하는 등 상권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금남로=오피스빌딩과 오피스텔에 빈 사무실이 많지만 임대나 매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임대료가 5년 전에 비해 최고 30%까지 떨어졌으나 오래된 중대형빌딩의 경우 ‘공실률(空室率)’이 30∼40%에 달해 ‘임대 문의’ 현수막이 곳곳에 나붙어 있다.

빈 사무실이 많은 곳은 4, 5가 일대로, 4가 B빌딩의 경우 1층 임대료가 평당 800∼1000만원이지만 현재 30%가 비어 있다. 5가 D빌딩은 2층, 4층, 5층의 46∼150평짜리 사무실 6개가 비어 있고 5층짜리 K빌딩은 1층을 제외한 4개 층이 2년째 입주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금남로 3가 S부동산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은행과 증권회사, 화장품 회사 등이 사무실을 줄이거나 임대료가 싼 곳으로 이전하면서 빈공간이 속출하고 있다”며 “90년대 중반만 해도 빈 사무실이 나면 곧바로 채워졌는데 요즘은 몇 년씩 걸린다”고 말했다.

▽충장로=90년대까지만 해도 최고의 상권이자 쇼핑의 중심지였지만 지금은 10대와 20대의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청소년 장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대형 백화점 등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상권이 타격을 받아 업종 변화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1가에서 3가까지 1층 매장 가운데 유명 브랜드 점포는 거의 사라졌고 그 대신 보세 의류와 잡화점 등이 자리를 차지했다. 또 음식점과 카페는 패스트푸드점이나 튀김집으로 바뀌는 등 예전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충장로 번영회 이명종(李明鍾) 회장은 “경기침체에다 대형 패션몰 등이 도심에 들어서면서 상권이 쇠락하고 있다”며 “상권을 되살리기 위해 지난해 번영회를 새롭게 구성하고 바닥에 대리석 깔기, 영화의 거리 조성 등 활성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금남·충금 지하상가=6년 전 점포 한 칸당(4.5평 기준) 매매가가 2억7000만원, 임대료는 1억2000만원이었으나 지금은 20∼30% 수준으로 곤두박질했다. 현재 전체 380개 점포 가운데 20∼30여 점포는 매물로 나와 있는 상태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곳곳에 ‘점포정리’ 할인이 이어지고 있지만 매장은 한산하기만 하다.

금남지하상가 C 가방점 주인은 “지난달 매출이 지난해 12월의 절반으로 떨어졌으나 서울에서 공급받는 물건값은 되레 올라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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