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채권단 채권 현금매입 거부땐 SK글로벌 법정관리 신청

  • 입력 2003년 7월 7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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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글로벌을 둘러싼 한국 채권단과 해외 채권단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SK그룹의 지원을 전제로 회생시키기로 한 SK글로벌 처리에 대해 해외 채권단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SK글로벌 국내 채권단은 7일 해외 채권단이 캐시 바이아웃(CBO·채권 현금 매입) 제안을 계속 거부하면 SK글로벌을 법정관리에 넣기로 방침을 정하고 법정관리 신청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한국 채권단이 지난달 17일 결의한 채무재조정안을 토대로 사전 정리 계획안을 마련해 이번주 초 운영위원회 소속 채권금융기관에 보내 검토시킬 예정이다.

채권단은 또 해외 채권단과의 최종 합의 시한을 18일로 설정했으나 각 채권금융기관이 합의안에 대한 내부 추인 절차를 밟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되도록 주말인 12일까지 합의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번주에 열릴 예정인 해외 채권단과의 3차 협상이 결렬되면 SK글로벌의 법정관리 가능성도 있다.

한국 채권단은 지난주 2차 협상에서 해외 채권단의 CBO 비율을 앞서 제시한 38%에서 40%로 높였으나 스탠더드차터드은행을 주축으로 한 해외 채권단은 “실사 자료를 못 믿겠다”며 CBO 비율을 대폭 올려 달라고 요구하며 한국 채권단 제안을 거부했다.

채권단은 3차 협상에서도 해외 채권단의 태도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법정관리 신청 시기와 방법을 논의하기로 했다.

SK글로벌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한국 채권단의 회수율은 30% 선에서 크게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주로 보증채권을 갖고 있는 해외 채권단은 한국 채권단이 제시한 CBO 비율 40%에 크게 못미치는 1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채권단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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